전문가들이 본 ‘김영남 상봉·기자회견’

국내 전문가들은 28-29일 고교생 시절 납북된 것으로 알려진 김영남(45)씨의 가족 상봉과 기자회견을 지켜보면서 북한의 의도와 입장이 잘 녹아 들어가 있다고 평했다.

북한은 김씨의 입을 통해 납북자 문제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분석과 ’인권 탄압국’이라는 이미지를 벗으려는 의도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국제사회에서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일 지는 의문이며 오히려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전문가 분석을 정리했다.

◇허문영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북한의 외교전략은 균형, 편승, 돌파, 버티기 등 4가지로 요약된다.

북한은 최근 ’미사일 시위’를 통해 미국이 제기한 위폐, 금융제재, 인권 등 장벽을 돌파하려는 시도를 했다.

대외적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내놓은 카드가 일단 국제사회의 관심을 이끌어내면서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는 김씨 가족 상봉 및 기자회견을 통해 민족공조를 강조하면서 일본의 대북 공세도 전향적으로 풀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이는 인권문제에서 대일관계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북한은 일본이 우호적으로 나오면 정책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사인도 보내고 있다.

◇김귀옥 한성대 교수 = 김씨는 결국 “잘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북한이 2004년 메구미의 유골 일부를 일본에 보낸 뒤 “일본 정부가 (납치문제를) 마녀사냥 식으로 언론에 내맡겨 문제 해결 단계를 후퇴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봉 등 절차를 거쳤어야 하는데 완전히 극우세력에 내맡겨 북·일 간 과거청산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김씨 상봉을 통해 적극적으로 북·일 관계를 치고 나가려는 의도를 보였다.

특히 미사일 문제가 불거진 와중에 기선을 제압하려는 제스처로 보인다.

북측이 적극 김씨 상봉을 마련하고 김씨 가족의 단란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 = 북한은 일본이나 미국이 주장하듯 납치를 한다거나 인권을 짓밟는 나라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고자 했다.

김씨의 입을 통해 납치를 당한 것이 아니라 ’돌발 입북’했다고 설명하면서 일본의 요코다 메구미 감정 결과는 거짓이라는 북한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국제사회가 믿든 안믿든 김씨의 입을 통해 일본의 의혹제기에 맞대응하려는 자세였다.

하지만 이러한 정면돌파가 국제사회에 먹혀들 가능성은 거의 없다.

돌파구를 마련할 새로운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2004년 북·일 정상은 납치문제 털고 전진하려 했지만 오히려 이 문제가 다시 발목을 잡았다.

이번에도 의도대로 안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북한은 일본이 납치·인권문제로 세게 나와 양국 관계정상화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잘 인식하고 있다.

그런 바탕 위에서 나름대로 ’유화적인 손짓’을 보내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납치문제에 있어 북한의 입맛에 맞는 ’정답’은 국제사회가 원하는 ’정답’과 다르고, 인권과 관련한 북한의 대외 이미지가 개선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정부 당국자 = 김씨 가족의 상봉과 성과다.

이를 계기로 납북 문제에 돌파구가 마련돼야 한다.

북한이 김씨 상봉 자리를 마련해 나름대로 우리 정부의 요구에 호응해온 것으로 본다.

일본에서는 우익단체와 언론이 납치문제를 굉장히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문제는 하루 아침에 해결될 사안이 아닌 만큼 인도적인 차원을 강조하면서 단계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정부는 현재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납북자 문제 해결에 노력할 것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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