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에도 한류 사랑은 여전… “태양판 활용 액정TV로 시청”

2013년 KBS에서 방영된 주말연속극 왕가네식구들이 북한에서 인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KBS 홈페이지 캡처

북한 당국이 외부 미디어가 내부에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단속을 피해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즐기는 주민들은 끊이지 않고 있다.

황해남도에서 장사를 하는 A 씨는 16일 데일리NK에 “(외부 드라마를) 안 보는 사람들도 거의 없고 ‘10번, 20번 봐도 또 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며 “젊은 아이부터 늙은이들까지 대부분 사람이 밥을 굶으면서까지 드라마를 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는 삼총사, 가을동화, 왕가네 식구들이 유행하고 있다”면서 “자기도 모르게 콧노래 부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이런 드라마에서 나오는 노래들”이라고 덧붙였다.

정치선전물 위주의 획일적인 북한의 미디어 환경에 대한 염증과 한국 사회에 대한 호기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미디어는 상당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상부층의 한류 향유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A 씨는 “보위부장도 (우리집에) 놀러 오면 ‘미물(한국 드라마 메모리) 같은 거 나나(나에게) 줘라. 같이 좀 보자’라고 대놓고 말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력난으로 인해 미디어를 제대로 즐길 수 없게 되자 주민들이 환경에 맞춰 적응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A 씨는 “전기가 약하니까 드라마 볼 때 평균적(일반적)으로 노트컴(노트북)보다 16절지(182mm x 257mm)만 한 작은 액정 텔레비전으로 본다”며 “액정 텔레비전에 왕전지를 넣어서 태양판으로 낮에 충전시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는 조그마한 카드(SD 카드)를 이용해서 타치폰(스마트폰)으로 더러 보는 사람들도 있다”며 “그래서 청년동맹이나 그런 애들이 길바닥에 있는 아이들 손전화를 임의로 검색을 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는 “109(상무)나 보위부에서 집집마다 감시하라고 시켜서 새로운 사람들이 같이 본다고 하면 대번에 의심한다”며 “외국치 (드라마를) 보는 것이 심하다보니(많다보니) 일부러 공작원 시켜서 잡게도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당국은 학생들이나 젊은 층 사이에서 한류가 확산되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정보원을 심어 단속하는 경우도 있으며 발각될 경우 심한 처벌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 북한, ‘한류’ 차단 위해 학생들 속에 정보원 심어)

한류가 확산되고 있지만 단속이 약화된 것은 아니다. 때문에 주민들은 들키지 않게 경각심을 가지고 외부 미디어를 접하고 있다고 한다.

A 씨는 “단속되면 문제 커져 사서 보지 않고 믿을 만한 사람들끼리 나눠 본다”며 “믿음직하지 못한 사람들한테는 드라마를 가지고 있다고 애초에 말을 안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영화나 드라마 보다 걸리면 이제는 제깍(즉시) 짐 싸서 추방 당한다”며 “그래서 더 경각심을 가지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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