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간 강정구 교수 ‘침묵 발제’

“한국전쟁은 북한이 시도한 통일전쟁”이라는 발언을 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동국대 강정구 교수는 6일 “통일전쟁인지 아닌지 등의 문제는 지엽적인 문제지 핵심적인 문제는 아니었는데 주객이 전도돼 이념몰이로 악용된 점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전남대 인문대 교수회의실에서 전남대 인문학연구원 주최로 열린 ‘인문학이야기’ 초청 강사로 초청된 강 교수는 발제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강 교수는 ‘국가보안법과 냉전성역 허물기’란 제목의 발제문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6.25통일전쟁’ 필화사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강 교수는 “이번 사건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 논쟁을 이념논쟁과 가치논쟁으로 환원시켜 색깔 몰이로 판결을 내리려 한다는 점이며 학문연구 결과에 대해 이적 행위나 찬양고무라는 잣대를 대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라며 “학문적 논쟁은 폭력과 빨갱이 몰이, 또는 국보법이라는 국가폭력의 강제에 의해 강요될 수 없는 만큼 통일전쟁론이 틀렸다면 실증적 차원에서 남북지도부가 전쟁의 목표에 통일을 배제한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면 된다”고 기록했다.

강 교수는 “전체 맥락은 온데간데없고 오직 통일전쟁 등의 금기 영역만이 마치 글의 전부인 것처럼 진실을 왜곡하고 있는 구태의연함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가 언제 제대로 설 수 있을 지 우려스럽다”며 “폭력몰이와 색깔몰이 일색으로 대응하는 수구 세력의 현주소와 공안 기관의 사법처리 운운은 퇴행적인 역사행보로 하루빨리 청산돼야 한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현재 자신과 관련 경찰의 수사가 진행중이고 강연 발언 내용이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강연 시간 내내 침묵을 지켰으며 강 교수와 동행한 동국대 홍윤기 교수가 연대 발제자로 나서 강 교수의 발제문을 대신 요약 발표했다.

그러나 강 교수는 강연 말미에 “침묵 발제는 유례가 없는 일인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위해 소모적 진통이 끝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지난 7월 한 인터넷 매체 칼럼에 “6ㆍ25 전쟁은 후삼국 시대 견훤과 궁예, 왕건이 삼한통일의 대의를 위해 서로 전쟁을 했듯이 북한 지도부가 시도한 통일전쟁”이라고 주장해 보수단체에 의해 고발돼 경찰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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