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거리 교화소서 보안원 살해한 수감자 공개총살”

북한 전거리 교화서 위성사진. / 사진=구글어스 캡처

함경북도 회령의 전거리 교화소에서 보안원(경찰)을 살해한 한 수감자가 총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한 교화생(수감자)이 담당 보안원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이 사람은 10일 모든 교화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총살됐다”고 전했다.

최근 북한은 국제사회의 인권 유린 비판을 의식해 비공개로 처형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감 시설 내의 담당 보안원이 살해된 만큼 수감 시설 내부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본보기로 공개적인 총살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교화소라는 외부에서 접근이 어려운 제한된 장소라는 점도 공개 처형이 진행된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전거리 교화소는 탈북 후 강제송환된 북한 주민이 북한 형법상 ‘비법국경출입죄’로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후 주로 수용되는 곳으로 폭행, 가혹행위, 과도한 노동 부과로 악명이 높은 곳이다. 이에, 평소 보안원에게 가혹한 대우를 받은 범인이 술에 취해 분을 참지 못하고 살인을 저질렀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양력설(1월 1일)에 선물로 나눠준 술을 먹고 취한 교화생이 평소 자신을 괴롭히던 보안원의 머리를 돌로 때려 살해했다고 전해진다”면서 “이 교화생은 죽은 보안원의 옷을 입고 정문을 통해 탈출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당국은 바로 ‘즉각 체포’를 하달했고, 이에 도(道) 보안성, 보위부, 국경경비대가 합동으로 체포 작전을 펼쳤다”며 “촘촘한 체포망에 탈출 5일 만인 지난 6일 은덕군(現 함경북도 경원군)에서 붙잡혔다”고 덧붙였다.

북한 최고재판소. /사진=연합뉴스

북한 법에 따라 보호받지 못하는 북한 주민

북한의 형법(266조)은 탐욕, 질투 그 밖의 비열한 동기에서 사람을 고의로 죽인 중과실 살인 범죄의 경우 사형에 처할 수도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경우 사건 조사에서 집행까지 단 4일 밖에 걸리지 않아 북한 내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형사소송 절차는 수사→예심→기소→제1심 재판→제2심 재판→집행의 순으로 이뤄진다.

우선, 수사, 예심, 기소에 필요한 다양한 절차들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더라도 재판을 맡은 판사는 재판 심리 시작 5일 전에 피소자(피고인)에게 기소장을 보내야 한다.(북한 형사소송법 제297조) 또한, 판사는 검사, 피소자, 변호인에게 재판심리 날짜를 알려주며 증인, 감정인에게 소환장을 보내야 한다.(북한 형사소송법 제298조)

이에, 4일 만에 형이 집행된 것으로 보아 수감자는 기소장을 검토해 재판에서 어떻게 자신을 방어할 지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거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특성상 재판 자체가 생략되거나 약식으로 진행됐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북한은 3급 2심제를 취하고 있어 제1심 재판소의 판결에 대하여 의견이 있는 피소자, 변호인은 상급재판소에 10일 안에 상소할 수 있다.(북한 형사소송법 제356조)

그러나 이 역시 조사 후 4일 만에 사형이 집행됐다는 점에서 법이 정한 상소시간 지나 판결이 확정되기도 전에 위법하게 형이 집행됐다고 볼 수 있다.

특히, 2012년 개정된 형사소송법은 “사형은 해당 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집행할 수 있다”(418조)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이 수감자가 기관의 승인을 받았을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법이 정한 사형 집행 절차의 상당 부분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형사소송법에서 말하는 ‘해당 기관’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혹은 그와 비슷한 수준의 지위를 가진 기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해보면, 4일 만에 조사, 기소, 재판, 승인, 집행의 모든 과정을 거치기에는 시간적으로 무리가 있어 수감자는 법적 절차에 의해 보호받지 못한 채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본보는 앞서 지난해 6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평양시 모란봉구역에 위치한 4·25 문화회관 회의실에서 ‘현주성’이라는 이름의 인민무력성 후방국 검열국장을 공개심판한 뒤, 평양시 순안구역에 위치한 강건군관학교 사격장에서 공개처형을 집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사건 역시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한 마디에 말로 공개처형이 결정되는 초법적인 행위였던 것으로 나타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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