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거리교화소 첫 女수감자, 참혹한 北인권 실태 전한다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가 오는 22일(현지시간) 영국의 ‘북한인권을 위한 초당적 의원 그룹(APPG)’과 함께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 보고서 2주년 국제대회를 영국 의회의사당 웨스트민스터 궁전의 포츌리스 하우스에서 개최한다.

ICNK는 국제대회를 통해 COI 보고서 발행 2주년을 기념하고, 북한 내에서 자행되는 여성 폭력과 차별 및 인신매매 등의 문제를 집중 조명할 계획이다. 대회에는 북한 내 여성폭력 문제에 관한 증언자 및 전문가들이 참석해 구체적인 사례들을 소개, 이에 대한 해결책을 토론할 예정이다.

대회의 첫 세션에 증언자로 나서는 최민경 씨는 2008년 탈북을 시도하던 중 북송돼 회령 전거리교화소 내 여성 수감동에 최초로 수감됐던 인물이다. 전거리교화소는 2008년 전까지만 해도 남성들만 수감해온 곳으로, 북한에서도 가장 악명 높은 교화소로 통한다.

당시 이 교화소는 김정일의 교시로 교화소 내 여성 1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여성 수감동 건설이 진행 중이었으며, 최 씨와 동료 수감자들도 1년 간 교화소 여성동 건설에 동원됐다. 최 씨는 혹독한 건설 노동으로 인한 영양실조와 열병으로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겨야 했던 당시 상황을 증언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최 씨는 중국에서 체포돼 북송된 직후 보위부 구류장에 수감되면서 여성으로서의 존엄성까지 훼손하는 조사를 받았던 경험 등을 밝힐 계획이다.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도 대회에 참석, 북한의 체제 변화 시 북한인권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두고 구체적 전략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데이빗 호크 미국북한인권위원회 연구원과 영국 최고 법조인(Queen’s Counsel) 자격의 제프리 나이스 경 등의 전문가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유엔 등 국제메커니즘을 활용해 반인도범죄의 책임자 규명을 실현하는 방안을 비롯해 국제형사재판소를 통한 책임자 규명 방안에 대해 발표한다.

이번 대회와 관련 권은경 ICNK 사무국장은 “북한 여성인권문제는 정치범수용소나 공개처형 등과 같이 극단적이고 엽기적인 형태의 북한 특유의 인권 유린들에 가려져 있었던 게 사실이나, 북한사회 전체에 만연해 있는 심각한 인권 유린임에 틀림없다”면서 “여성폭력은 국제사회 어느 나라에서도 외면하기 어려운 이슈이므로 북한인권을 위한 국제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도 본 국제대회가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