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8차 적십자회담 제1차 전체회의가 10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시작돼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회담장 주변에서는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좋다며 납북자·국군포로 문제 해결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겠냐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시작된 1차 전체회의 기조연설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장석준 대한적십자 사무총장은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해결의 ‘실질적인 진전’을 위한 생사확인 작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 대표는 내년 상반기 금강산 면회소 건설이 완성되는 만큼 이산가족의 교류가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산가족 상봉은 남북관계의 부침에 따라 부정기적으로 진행되면서, 많을 경우 1년에 세 차례 정도 남북이 각 100가족씩 제한적 상봉을 실시해왔다.
남측 대표의 기조발언에 앞서 북측이 ‘기본발언’을 했지만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북측은 국군포로와 납북자를 ‘특수이산가족’으로 분류해 이산가족 상봉에 포함시키는 기존 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이산가족 생사확인 대상을 늘리자는 남측의 요구에 대해서도 대상자를 찾아내는 행정 절차가 쉽지 않다며 난색을 표시해왔다.
이번 회담에서 국군포로·납북자 문제를 협의하기로 한 것은 지난 제20차 남북장관급회담과 제7차 적십자회담에서 ‘6·25 전쟁 시기 및 그 이후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사람들에 대한 생사확인 문제 등을 협의해 해결한다’는데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와같은 남북의 협상 내용은 국군포로나 가족단체들이 바라는 ‘송환’ 문제와는 거리가 있어 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편 전체회의에 앞서 양측 대표들은 이날 오전 회담장소인 금강산호텔 1층에서 환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우리측 장 대표는 “우리 민족에게 겨울이 너무 오래됐다”며 ‘이번에는 꼭 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끼리 협력해 민족의 봄을 만들면 우리 겨레나 후손들에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북측 최 단장은 “6·15 이후 뿌리내린 화해와 협력을 통해 쌍방 대표들이 잘 해오고 있다”면서 “6·15가 있으니 흩어진 가족과 친척문제 해결을 비롯해 북남관계 전반이 잘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