잽이냐, 강펀치냐…대북결의안 초미관심

▲ 유엔 안보리 회의 장면 ⓒ연합뉴스

중국이 13일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설득에 실패함에 따라 유엔 안보리가 본격적인 북한제재 수순을 밟게 됐다.

14일(한국시각) 미-일의 안(案)과 중-러의 안이 유엔에서 절충을 벌였다. 일본 언론은 이날 오후 유엔헌장 7장에 관한 언급을 삭제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국제평화와 안전에의 위협’이라고 지적한 표현도 약화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일본은 중국과 러시아에 일정 양보하는 동시에 중-러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도록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대한 제재 수위와는 별개로 국제사회가 ‘결의안’(제재결의안 또는 비난결의안) 형태로 한 목소리를 낸 데는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특히 중국은 그동안 북한의 각종 일탈행위에도 불구하고 의장성명 정도에 그쳤다. 그런 점에서 비록 완화된 형태이지만 ‘결의안’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안보리의 결정인 만큼 향후 북한 미사일 발사를 규제할 수 있는 포괄적인 국제규범적 의미도 갖게 된다. 이번 결의안은 미사일에 대한 첫 유엔안보리 결의안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억제하는 국제공조적 성격도 갖게 된다. 향후 북한의 중장거리 및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행위는 국제규약 위반이라는 인식이 확대될 것이다.

비록 중국과 러시아가 추진하는 결의안대로 유엔헌장 7장을 배제하고 ‘결정(decide)’이 아닌 ‘촉구(call on)’ 형태로 통과된다 해도 회원국들에게 적지 않은 정치적 압력은 된다. 결의안은 유엔 안보리의 결정사항이다. 상임이사국인 중국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북한의 미사일 제작에 필요한 부품도입 및 완성품 수출에도 국제적 감시망은 강화될 수 있다.

중국이 결의안 형태로 수위를 높인 배경에는 ‘더 이상 북한이 날뛰게 해서는 곤란하다’는 우려가 담겨있다. 중국의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로 갈 때는 한층 강화된 대북제재를 추진할 수 있다는 경고로도 해석된다. 결국 북한은 추가발사에 대한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

北 미사일 추가 발사 큰 부담

이번 결의안을 근거로 미국과 일본은 대북제재 수위를 한층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대북송금 중단이나 조총련 재산 동결, 세무조사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고, 미국은 PSI(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 대북활동을 강화하고, 북한의 국제금융거래를 전 방위적으로 압박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고 체제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결의안이 갖는 파급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푸는 결정적인 수단이 되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인 제재내용이 빠져 있는데다 중국과 한국이 대북지원 의사를 계속 가지고 있는 한 북한에 대한 치명적인 압박을 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김정일은 7월 5일 미사일을 쏘면서 여기까지 올 것을 일단 각오한 것 같다. 북한은 지난해 4월에도 ‘핵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할 경우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는 엄포를 놓을 만큼 안보리 제재에 거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 능력을 무시전략으로 일관하고 금융제재로 목줄을 조여오자 ‘갈 때까지 가보자’는 벼랑 끝 전술을 다시 들고 나온 것이다.

김정일은 결의안이 추진돼도 중국이 대북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며 한국도 제재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질 것이라는 점까지 계산에 넣었을 수 있다. 오히려 지금은 안보리 결의안 통과가 국제사회의 이목을 북한 핵과 미사일에 최대한 집중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는 것 같다.

김정일은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면 미국 내에서 북한과 타협하라는 여론이 나올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계산할 수 있다. 그렇게 될 경우 미국과의 양자협상이 좀더 유리해진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안보리 결의안 통과 이후에도 미사일 공방은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 안보리 결의안이 통과되면 당장 북한이 미사일을 재발사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 장기적으로 볼 때 김정일이 어떤 전략을 펴든 간에 스스로 의도한 바를 이룰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국은 금융조치를 해제할 의지가 없고 남한의 햇볕정책도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그 수명을 다해가고 있다. 중국도 결의안을 낸 이상 언제까지 북한의 뒤를 봐줄지는 미지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안보리 결의안 통과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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