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입북 박정숙 회견 오히려 南 동경심 키워








▲2006년 3월 탈북 후 남한에서 생활하다 최근 다시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진 박인숙(북한이름 박정숙)씨가 28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씨는 북측이 “(북에 있는) 아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해 북한행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통신

북한 당국이 주민 단속 차원에서 “남한으로 납치됐다가 공화국 품에 다시 안겼다”고 주장한 박정숙 씨의 기자회견을 TV로 내보냈지만 오히려 남한에 대한 동경심을 더 자극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조선중앙TV는 29, 30일 양일간 박 씨의 내외신 기자회견을 북한 전역에 내보냈다. 방송은 박 씨가 중국에서 남조선 국가정보원 요원들의 ‘유인전술’에 걸려 그해 6월29일 남한에 갔으며, 6년간 ‘노예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다가 올해 5월 북한으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내부소식통은 “방송에서 29일 실황 중계를 한 다음 30일에도 녹화 방영했다. 박 씨를 평소에 알고 있던 주민들은 탈북하기 전보다 훨씬 건강하고 젊어진 모습에 놀라워 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라남구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칠십 가까이 된 늙은이가 당 간부들보다 피부색이 더 좋고 살이 붙은 걸 보니 진짜 잘 살다가 온 것 같다. 촌 늙은이가 몇 해 사이에 해외교포처럼 멀끔히 때포시를 했다’며 오히려 부러운 마음을 표한다”고 말했다.  
 
박 씨는 청진시 라남구역에 거주할 당시에도 라남구역과 수남시장을 오가며 장사를 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당시 박 씨를 잘 알고 지내던 한 60대 여성의 말을 빌어 “장마당 장사꾼들은 TV에 나온 박 씨 이야기를 화제로 삼고 있다”면서 “우리 동네에서 살 때는 조글조글하고 가무잡잡하던 노친이 한국 바람을 쏘이더니 10년 이상 젊은 귀부인이 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박 씨를 아는 사람들은 한국 바람이 좋으니 살이 찌고 혈색도 좋아 깜짝 놀라고 있다”며 “남한에서 잘 살다가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다시 돌아온 것으로 주민들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 씨가 북한 생활을 견디지 못해 다시 탈북할 가능성이 높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앞으로 이곳(북한) 생활이 힘들면 또 탈출할 가능성이 크다. 좋은 생활을 맛보았기 때문에 마음은 항상 그곳(한국)에 있을 것’이라며 박 씨처럼 북한으로 돌아왔지만 다시 탈북한 ‘김남수 사건’을 떠올린다고 한다.


김 씨는 1996년 당시 함경북도 온성군 우산공장 지배인으로 근무하다가 비리 혐의가 들통나자 탈북했다. 국내 정착 후 4년 만인 2000년에 북한으로 귀환했다. 북한 당국은 귀환하면서 30만 달러를 당에 기부한 김 씨를 수용소로 보내지 않고 체제 선전용으로 활용했다. 


김 씨는 당시 공장이나 인민반에서 ‘고달픈 남조선사회의 체험담’을 주제로 순회 강연을 했다. 이후 김 씨는 김정일의 ‘배려’를 내세우며 함경북도 온성군에 있는 ‘은덕원'(목욕탕, 이발소)지배인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감시와 통제가 지속되고 은덕원에서도 실권이 없는 허수아비 취급을 당하자 2001년 아들(10)과 여성 이발사(30대)와 함께 다시 탈북했다.


주민들은 당국이 박 씨에게 평양 아파트를 배정한 것도 탈북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했다. 소식통은 “뭐가 곱다고 평양 아파트에서 생활을 시키겠나. 국경지역과 멀리 떨어뜨려 놓아 도망가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