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입북자 연쇄탈북…’北 기자회견’ 거짓 드러내”

재입북 탈북자들이 다시 북한을 탈출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정착 후 재입북해 지난 1월 북한에서 기자회견을 연 김광호 씨 가족이 14일 북한을 탈출해 중국 옌지(延吉)에 은신 중이다 중국 공안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씨와 공동 기자회견을 연 재입북자 고경희 씨도 탈출을 시도하다 북한 보위부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인권개선모임 김희태 사무국장은 15일 데일리NK에 “김광호 씨는 부인과 딸은 물론 처남과 처제까지 동반해 탈북했다가 옌지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고 말했다. 열린북한방송은 이에 앞서 9일 “고 씨도 탈출에 성공한 이후, 아들과 딸을 탈북 시키기 위해 양강도 혜산시 맞은편인 중국 창바이(長白)에서 전화통화를 시도하다 위치가 드러나 북한 보위부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데일리NK 내부소식통도 이 사실을 확인하면서 “고 씨가 탈북을 위해 당국에서 받은 혜산 시내 좋은 집도 마다하고 국경과 가까운 혜산시 강구동에 위치한 집에서 생활해왔다”면서 “그 때부터 중국과 연락하며 탈북을 준비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올해 1월 재입북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김 씨 가족 3인과 고 씨 모두 북한 탈출을 시도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들의 재입북 경위와 회견 내용에 북한 당국의 강압이 깊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김 씨 부부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남조선은 정말 더러운 세상” “사기와 협잡, 권모술수가 판을 치는 험악한 세상에서 도저히 살아갈 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고 씨도 “악몽과 같은 썩고 병든 저주로운 남한 사회를 벗어나 북한으로 다시 돌아왔다”면서 “공화국에서는 천벌을 받아 마땅할 저를 너그럽게 용서해주고 따뜻이 안아주었다”고 말했다.


북한 보위부는 지난해부터 탈북자들의 지인을 통해 ‘재입북’ 회유공작을 적극적으로 진행해왔다. 탈북자 관리를 담당하는 정부 부처에서는 국내 탈북자들에게 북한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국경에서 한 번 만나자’거나 ‘입국해도 용서한다’는 말에 현혹되지 말 것을 경고해왔다. 


이석영 자유북한방송 국장은 “한국에서 자유를 경험한 탈북자들이 억압된 북한에 들어가서 거꾸로 한국을 비난한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은 강요가 아니면 일어날 수 없다”면서 “이번 사태를 통해 북한 당국의 회유, 입북 공작과 강제 기자회견이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북한에 자녀를 둔 탈북 여성들에게 이를 이용한 회유공작까지 진행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 국장이 평소 가깝게 지내는 탈북여성에게도 친언니가 전화를 걸어와 ‘돌아오면 모든 것을 다 용서하고 아이들과 함께 살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보위부가 했다’며 적극적으로 재입북을 유도했다고 한다. 


이번 재입북자 탈북 사건은 김정은 시대 주민 감시가 예전 같지 않게 많이 허술해지고 있음을 말해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은 시대 들어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탈북 시도자에게 가혹한 처벌을 공언했지만 실제 하부 단위의 감시망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 


다른 탈북자는 “재입북한 탈북자들은 ‘자유’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자신과 가족에게 앞날이 없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아무리 감시가 심해도 틈을 만들어 탈출을 시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국은 재입북 회견까지 한 탈북자들이 다시 탈출한 사건은 주민들에게 숨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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