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스민 혁명에 놀란 北, 김정은 중국에 급파?

중동에서 시작된 민주화 열풍이 중국으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북한 후계자 김정은의 방중(訪中)설이 또다시 제기돼 주목된다.


일본 NGO ‘구하라, 북한민중! 긴급행동 네트워크’의 이영화(일본 간사이대 교수) 대표는 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북중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과 중국은 김정은의 3월 방중과 관련해 최종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북한은 김정은이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가 끝나는 3월14일 이후 베이징을 방문하는 방안을 중국 측과 협의하고 있다”며 “김정은은 방중 시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시진핑 부주석 등과 회담할 예정이며, 중국 측에 대규모 경제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3월 중 방중이 어렵다면 김일성의 생일인 4월15일 직후 방문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이 대표는 밝혔다.


김정은의 방중설은 지난해 9월 28일 당대표자회에서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이후부터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다. 올해 초에도 국내 한 언론에서 김정은이 김정일의 생일인 2월16일 이후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초 김정은의 방중은 중국이 북한의 3대 후계 세습 체제를 인정한다는 것을 공식화하는 의미임과 동시에 앞으로도 변함없이 김정일-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지지·지원하겠다는 뜻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성격의 행보로 읽혀졌다. 또한 북한 입장에서는 대규모 투자 형식의 경제원조를 받아내는 장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불과 한두달 사이에 튀니지에서 시작된 중동 민주화 시위 열기가 이집트와 리비아를 거쳐 중국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등 국제정세가 민감하게 변화했다. 따라서 김정은의 방중이 지금 시기에 이뤄진다면 이전보다 무게감이 더 실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일본 산케이 신문은 “중국은 김정일의 건강 악화로 북한 체제가 흔들리는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며 “튀니지와 이집트, 리비아의 민주화 시위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김정은의 조기 방중과 지원 표명으로 북한에 대한 민주화의 영향을 저지하고 후계체제를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태환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도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김정은의 방중이 후계구도를 공고히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 방중으로 북한 체제의 안정화를 꾀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김정일의 두 번의 방중도 (내부 민심을) 안정화시키는 효과를 노리지 않았느냐”며 “김정은의 방중도 후계자의 업적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을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4월15일 김일성 생일 이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의 방중은 중동의 정치 변동 이전에 계획됐을 것”이라며 “이미 중국과 북한 사이에는 공안 차원에서 협력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김정은이 방중을 하더라고 (중동 민주화 시위 열풍이) 특별한 이슈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그는 “북한 입장에서는 (3대 후계 세습을) 정치적으로 지지해달라, 경제적인 지원을 해달라는 이야기를 주로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부차적으로 이 문제가 논의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김정은에 대한 중국의 초청은 후진타오 주석이 지난해 9월 말 방중했던 최태복 조선노동당 서기에게 처음 제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중국의 고위 간부들은 북한을 방문할 때마다 김정은 후계 세습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왔다.


지난달 14일 평양을 방문한 멍젠주 공안부장도 김정일과의 면담에서 김정은의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취임에 대해 “혁명의 승계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보도했다. 당시 김정일과 멍 공안부장의 만찬에 김정은이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정은에 대한 중국의 초청도 이때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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