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스민혁명’ 때문에 발묶인 北해외주재원들

북한의 해외 주재원들이 북아프리카와 중동을 휩쓴 ‘재스민 혁명’ 여파로 당분간 귀국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에서 북한의 해외대표부에 하달된 귀국 불가령 때문이라는 게 대북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한 대북소식통은 8일 “북한 당국이 반(反)카다피 시위가 벌어진 리비아에 있는 주재원들에게 귀국 불가조치를 내린 데 이어 이집트 등 다른 국가 주재원들에게도 유사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민주화 바람이 북한 내부로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대북인권단체인 ‘좋은벗들’도 최근 소식지에서 “(북한) 중앙당이 해외대표부에 현시기 조국에 들어오지 말라는 내용의 권고를 내렸다”며 “국내 출장을 자제하라는 것으로 부득이하게 국내 출장을 오더라도 조용히 일만 보고 나갈 것을 권유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리비아에서는 친카다피 세력과 반카다피 세력 간의 내전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의사와 간호사, 건설노동자 등 북한인 200여 명이 오도가도 못한 채 현지에 발이 묶여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지난달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폭격으로 부상한 북한인 의사 2명도 귀국 불가령에 발이 묶여 현지에 머물다 사고를 당했다는 후문이다.


튀니지에서 시작된 이른바 ‘재스민 혁명’이 예멘, 시리아 등 중동국가로 확산하고 있지만 이들 나라에 파견된 북한 주재원들도 평양으로 귀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예멘 현지 관계자를 인용해 “예멘에는 약 150명의 북한근로자가 건설과 의료 분야에 종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수도 사나에는 예멘 사람들을 상대로 한방과 물리치료를 하는 북한 의사와 간호사 6∼7명이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의 귀국 불가령은 다량의 외화를 보유한 외국주재원들이 평양으로 귀환해 무절제한 생활을 하면서 주민들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했기 때문에 내린 조치라고 `좋은벗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단순히 내부 위화감 때문에 나온 것이 아니라 튀니지에서 시작해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 등을 휩쓰는 민주화 시위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 당국으로서는 외국에서 현지 TV 등을 통해 북아프리카와 중동 국가의 민주화 시위를 지켜본 주재원들이 평양에 들어오는 것에 부담감을 느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 파견된 북한 주재원의 상당수는 건설 근로자들인데 이집트나 리비아 등에서는 건설공사까지 중단돼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탈북자는 “리비아는 내전으로, 다른 중동국가도 시위 격화 등으로 북한 주재원들의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울 것”이라며 “이들 지역에 파견된 북한 주재원 대부분이 건설노동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일감이 없어져 먹고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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