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방지책 이번에 합의할까?…”융통성 전략 필요”

오는 14일 남북이 20여 일 만에 개성공단 재개 문제를 놓고 재차 담판을 갖기로 한 가운데, 이번엔 그동안 첨예하게 대립해왔던 ‘재발방지책’에 관한 합의가 이뤄질지 관심이다. 전날 북한이 이전 보다 진전된 안(案)을 제시한 점을 미뤄볼 때 전망이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


북한은 7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특별담화를 통해 ▲개성공단 잠정중단 조치의 해제 ▲남측 입주기업의 출입 허용 ▲남측 인원의 신변안전 담보 및 재산 보호 등 이전 6차례 회담에서 제시한 합의문 수정안보다 진전된 안을 제시했다. 


통일부는 이날 북측의 회담 제안을 수용하면서 북측이 제시한 안에 대해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왔다”고 평가했다. 정부 안팎에서도 북측이 제시한 안에 대해 과거에 비해 변화된 입장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나온다.


그러나 7차 실무회담에서 남북 양측이 합의문을 도출해내기 위해서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남북 양측은 그동안 6차례 실무회담에서 법·제도적 보호장치 마련, 공단 국제화, 발전적 정상화 등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합의에 근접했다. 하지만 공단 재가동 시점에 대해선 북측은 합의 즉시 재가동을, 우리 정부는 재발방지 약속 등이 구체적으로 실현된 후 재가동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이견을 보이고 있다.


또한 가동 중단에 따른 책임 있는 조치와 재발방지책을 놓고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이번 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평통은 특별담화에서 재발방지와 관련, “‘북과 남’은 공업지구 중단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며 어떤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공업지구의 정상운영을 보장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6차 실무회담 합의문 수정안에서 제시했던 ‘그(정상운영)에 저해되는 정치·군사적 행위를 일체 하지 않는다’는 조건은 뺐지만, 여전히 ‘북과 남’으로 북측만이 아닌 남측도 공단 중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우리 정부 역시 북한이 일방적인 통행 차단이나 근로자 철수와 같은 임의적인 조치를 다시는 취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하게 합의문에 명시할 것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오고 있어 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는 이상 이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제시한 안에 대해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인다면 7차 회담이 아니더라도 한두 차례 회담을 통해 합의문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개성공단 정상화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북측이 재발방지의 책임이 자신에게만 있다는 것을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한 만큼 ‘주체’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고집하기보다 재발방지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받아내고 이 부분은 일정한 선에서 절충안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대북전문가는 데일리NK에 “재발방지에서 ‘북과 남’으로 명시해 북한의 체면도 살려주는 동시에 우리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효과를 담보할 수 있는 재발방지책을 요구하는 선에서 융통성을 발휘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명해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부가) 원하는 대로 페이스를 계속 끌고 가게 되면 긴장국면의 책임에 대한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그(북측이 제시한 안) 정도 선에서 수용하고 상황을 관리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 수석연구위원은 이어 “저쪽(북한)도 판을 깨면 안 된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고, 우리 정부도 대화 모멘텀을 살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문구를 절충해서 합의를 이끌어가려 할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한편 이번 북한의 ‘전향적인’ 회담 제의가 전승절(우리의 ‘정전협정체결일’) 60주년을 기념해 이뤄진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의 방북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주변국과 대화를 강조한 메시지가 재차 전달됐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 역시 남북관계의 진전 없는 미북대화 불가(不可) 입장을 밝힌 상태에서 북한이 개성공단 문제에 해법 모색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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