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량권’ 있는 남-북-미 수석대표

제4차 6자회담 사흘째를 맞은 28일 베이징(北京) 외교 소식통들은 남.북한과 미국의 수석대표들의 발걸음을 주시하고 있다.

’재량권’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3국의 수석대표가 본격적인 협상 국면에 접어든 현 시점에서 뭔가 절충점을 찾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개막식과 27일 전체회의에서 각국이 가져온 ’노트’들을 비교한 결과와 전반적인 분위기를 볼 때, 이번엔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과도 연결된다.

우선 관심을 모은 것은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라오스 비엔티엔을 방문하고 있는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25일 환영만찬에서 김 부상이 귀엣말로 “아무런 성과도 없이 평양으로 돌아가지는 않겠다”고 말했다고 소개한 대목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성과’라는 의미가 북측이 요구하는 방향을 전제로 하고는 있지만 가급적 이번 협상에서 ’합의점’을 도출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협상에 참가하고 있는 한 대표는 “김 부상이 노련한 자세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면서 “특히 미국과의 양자협의에서는 거친 대응을 일삼았던 과거와 달리 매우 진지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숙명적 상대인 미국의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경우 ’해결사’로 불릴 만큼 재량권 면에서는 지난 번 제임스 켈리 전 수석대표 보다는 훨씬 앞서 있다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는 지난 9일 베이징에서 김계관 부상과 담판을 벌여 13개월째 꺼져 있던 6자회담의 불씨를 극적으로 되살려 낸 바 있다.

27일 전체회의에서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체어맨’이라는 공식 직함을 의미하는 호칭을 사용, 북한측을 배려하기도 했다.

그의 세심한 행보에 대해 북한측도 매우 ’고무돼 있으며 적극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협상 대표단들이 전하고 있다.

힐 차관보는 지난 2월 6자회담 미측 수석대표에 임명된 직후 “훈령만 읽는 협상자가 되지는 않겠다”고 공언한데서 보듯이 조지 부시 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신임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고 있다.

만약 김계관 부상과 힐 차관보가 극적으로 ’이견조율’에 성공할 경우 이번 6자회담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북미관계의 대전환이 현실로 다가오는 계기를 마련할 수 도 있지 않겠느냐는 희망적 관측도 6자회담장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의 ’주도적 중재자’ 역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교부내에서 ’배짱의 사나이’로 불리는 송 차관보는 북한과 미국이 첨예한 대립으로 협상이 난항에 빠질 경우 양측을 ’통크게’ 중재할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히고 있다.

특히 송 차관보와 힐 차관보는 서로를 “민순”이나 “크리스”로 호칭할 정도로 속얘기를 할 수 있는 사이다. 또 ’김 부상’과 ’송 차관’이라는 호칭을 주고받는 김계관 부상과도 ’이심전심’이 가능한 사이로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기문(潘基文) 외교부장관이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과의 만남에서 “나도 우리 대표단에게 구체적인 성과 없이는 돌아오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소개한데서 보듯 ’재량권’ 면에서는 앞의 두사람에 뒤지지 않은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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