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아드는 북-미 `비방전’과 6자회담

북한 당국이 3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Mr 김정일’ 언급에 반색하고 나서 6자회담 복귀와 관련한 북한의 의지표명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기대를 낳게 하고 있다.

이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의 발표에서 지난 달 31일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자기측 최고 수뇌부를 ‘선생’이라고 존칭한 것에 대해 “유의한다”고 전한 것은 긍정의 메시지로 복귀를 선언하기위한 사전포석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달 13일 뉴욕접촉 이후 20일이 넘도록 6자회담과 관련한 입장 표명을 미뤄 오고 있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Mr 김정일’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면서 북핵문제를 군사적 옵션이 아닌 6자회담이라는 외교적 방법을 통해 해결하겠으며 6자회담의 성공을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부시 대통령의 그 같은 언급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염두에 둔 정제된 의지 표현이라면, 북한 당국이 이를 면밀히 분석한 뒤 사흘 후에 호응 메시지를 밝힌 것은 그에 대한 화답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최근 북핵 6자회담을 재개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집중되면서 북한도 입장 표명의 시기를 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2일 외무성 대변인 발표에서 “결국 6자회담 문제가 일정에 오르고 있는 때에 나온 체니 부통령의 망언은 우리더러 6자회담에 나오지 말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데서도 그런 분위기가 느껴진다.

입장 표명의 시기는 11일로 예정된 한ㆍ미정상회담 이후가 될 공산이 커 보인다.

외무성 대변인이 이날 “우리는 부시 대통령의 발언이 지난 시기처럼 아침 저녁으로 달라지지 않는가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한 데에도 그런 계산이 비친다.

정부 당국자는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보고 6자회담 복귀 여부를 결정하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북한이 한미정상회담 전에 6자회담 복귀선언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야 회담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발언에 힘이 실리고 6자회담의 실질적인 진전을 위한 협의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주도권은 부시 대통령이 쥐면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촉구와 함께 대북 압박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한미정상회담이 잘 되도록 하려면 북한의 가시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며 정상회담을 보고 입장을 밝힐 게 아니라 그 전에 국제사회의 기대에 호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날 외무성 대변인 발표에서 “미국이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진실로 바란다면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을 철회할 용단을 내려 6자회담 재개에서 최대의 걸림돌을 들어내야 한다”고 사족을 붙인 점은 걸리는 대목이다.

이미 미 행정부는 문제의 발언에 대해 13일 뉴욕접촉에서 “북한은 주권국가”라며 우회적으로 답한 바 있다.

북한의 6자회담 관련 입장 표명의 통로는 뉴욕접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 달 22일 “때가 되면 우리의 입장을 뉴욕 접촉선을 통해 미국측에 공식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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