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과학기술 연구의 총책임자인 장철 국가과학원장이 최근 해임돼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다고 내부소식통이 29일 알려왔다.
국가과학원은 북한의 과학기술 연구사업 전반을 지도하고 행정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이다. 장철은 전임 변영립 원장의 후임으로 2009년 국가과학원장에 취임해 10년 넘게 재임했다.
과학기술 발전을 강조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근거리에서 수행해온 그의 갑작스런 혁명화 조치에 북한 과학기술 분야 종사자들이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장철 국가과학원장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정부의 방침들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임 철직돼 지방에 혁명화를 내려갔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올해 과학기술 연구 지도사업을 (김정은의) 방침에 맞게 구현하지 못하고 주요 과제를 등한시한 것이 지적됐다”면서 “과학기술 연구 투자를 우선적으로 늘려왔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 책임을 물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이 내놓은 그의 해임 배경은 일단 능력 문제로 집약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첫 공개행보로 국가과학원을 찾아 ‘자력자강의 고향집’이라고 말하며 제재 극복과 경제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국방과학원이 로켓 엔진 및 미사일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김정은의 치하를 받아온 것에 비하면 국가과학원은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소식통은 “경제적 의의가 큰 핵심기술분야의 연구에 역량을 집중하지 않고 형식으로 일관했다”면서 “과학자들에 대한 적절한 대우와 응원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장철은 현재 평안남도의 한 협동농장에서 혁명화를 수행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장철의 혁명화 조치 외 과학원 다른 간부들에 대한 인적 처벌은 진행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과오에 대한 자아비판과 결의대회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번 조치로 내부적으로는 일꾼들의 기가 한풀 꺾인 것은 맞다”면서 “형식적으로 사업하는 분위기에는 일침을 가하겠지만 당장 성과를 낼만한 기술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철은 올해 4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김정은 국무위원장 취임 2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했고, 노동신문에 과학기술을 통한 국가 번영을 결의하는 기고문을 몇 차례 실었다.
국가과학원은 은정과학지구를 포함한 24개의 직속연구소, 11개의 전문 과학연구 분원, 대학을 포함해 총 140여 개의 연구소를 갖추고 있다. 이외 기초과학과 석탄부문 2개의 전문학과 중간시험공장 및 종합공장 등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