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vs 최룡해, 軍 내부 영향력 경쟁 치열”

지난해 11월 북한을 탈출한 북한군 고위 관계자는 김정은 시대 최대 실력자로 손꼽히는 최룡해 총정치국장과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간 군부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암투가 치열하다고 증언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룡해는 올해 상반기 김정은의 공개활동 수행 빈도가 가장 많았다. 이 기간 최룡해는 김정은의 95회 공개활동 중 72회를 수행했다. 지난해 김정은을 가장 많이 수행했던 장성택은 올 상반기에는 25회에 그쳤다. 이러한 수행 빈도 역전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지만 최룡해가 권력 전면에 부상했다는 점에 대해선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과 일치한다.


최룡해는 2010년 9월 대장 군사칭호를 받은 뒤 2012년 4월 인민군 총정치국장에 올랐다. 그는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도 이름을 올려 표면적으로는 김정은에 이어 군부 2인자에 등극했다. 최근에는 김정은 특사로 중국을 방문할 정도로 대내외적 입지를 굳히고 있다.


김정은의 신임을 바탕으로 최룡해의 입지가 날로 커지고 있지만 군부 내에서 그에 대한 거부감을 표출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서 출신으로 군부 장악을 위해 총정치국장을 맡았지만 기존 군부 인사들에게는 군부와 거리가 먼 ‘사회단체(김일성 사회주의 청년동맹 중앙위 1비서)’ 출신이라는 이미지가 쉽게 걷히지 않기 때문이다.


장성택과 직·간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군부 인사들 때문에 최룡해가 군부 장악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들어 군부 인사들에 대한 계급 강등 및 승진이 오락가락하고, 이영호 전 총참모장에 이은 현영철의 조기 해임도 장성택과 최룡해의 갈등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고위 북한군 출신 탈북자는 “장성택과 최룡해가 담합해 이영호를 몰아낸 다음에는 두 사람이 군부에서 실력 대결을 벌이는 형국”이라면서 “북한군 특성상 드러내놓고 세력 확장을 꾀하기는 어렵지만 최룡해가 인맥을 넓혀가는 모양새는 확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장성택의 두터운 군 인맥을 의식해 최룡해는 군단 사령부와 집단군 사령부, 특수전 사령부를 중심으로 영향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과거 사로청 사업 당시 함께 했던 세대들이 최룡해 등장과 함께 군 내부에서도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면서 “아직은 장성택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최룡해도 군 내부에서 본격적으로 세력을 다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탈북자는 “북한 무력에서 정치적 의미를 갖는 핵심 부대 가운데 호위총국, 특수부대, 보위사령부는 여전히 장성택의 영향력이 훨씬 크다”면서 “김정은의 신임이나 총정치국장으로도 아직은 장성택의 입지를 넘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정은의 권력이 김정일에 비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장성택과 김경희, 최룡해가 견제와 균형을 이루며 떠받치는 형태”라면서 “최룡해가 김정은을 업고 장성택에 도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장성택은 군부뿐만 아니라 당과 보위부, 보안부까지 탄탄한 기반이 있는 데다 김경희와 신분이나 전략적으로 결합해 있다”면서 “상당기간 두 사람 사이에 견제가 진행될 것이다. 만약에 장성택과 최룡해가 충돌할 경우 북한에서 유래 없는 정치 폭풍이 일어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반면 김정일 시대부터 견제를 받아온 장성택이 군부에 의미 있는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성택이 막강한 권력을 자랑하지만 군부에 대한 장악력은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데일리NK에 “장성택은 두뇌회전이 빠르고, 정치적 야심이 있어 김일성 시대부터 견제 대상이었다”면서 “김정은이 초기에 장성택을 많이 의존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빠르게 장성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룡해는 과거부터 북한 지도부에서 특별한 지위를 누려왔다”면서 “장성택이 최룡해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장성택이 군부 영향력을 행사하고 최룡해와 경쟁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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