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연형묵 이은 경제실권자로 등장”

2004년 장성택 조선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의 퇴진은 숙청이 아니라 김정일의 정치적 배려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통일연구원> 서재진 선임연구위원은 1일 ‘장성택 방중의 의미’라는 보고서를 통해 “‘권력욕에 의한 분파 행위’를 이유로 2선으로 물러난 장성택의 퇴진은 치명적인 숙청이 아니라 잠시 2선에 물러나 있으라는 김정일의 권고였다”고 분석했다.

장성택의 퇴진 이유에 대해 서 연구위원은 “김위원장으로부터 부여받은 중요한 과업을 수행하다 입게 된 휴유증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김정일이 부여한 중요한 과업’이란 1997년 장성택이 일반주민과 권력엘리트들에 대한 대대적인 사상검열을 진행한 소위 ‘심화조’를 주도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심화조의 활동으로 북한에서는 극심한 통제와 감시로 사회 여론이 나빠지고 약 2만여 명이 처벌받았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김정일은 심화조 역할을 중단시키고 사회안전부장과 사회안전원 6천여 명을 처벌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때 장성택은 반대세력들로부터 견제의 대상이 되었으며 김정일은 민심이 수그러질 때까지 잠시 2선에 물러나 있으라고 권고했다는 것. 장성택이 갑작스레 실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외에는 고영희(김정일의 처)와의 권력투쟁에 밀려났다는 설, 김정일의 장성택 길들이기라는 설 등이 제기된 바 있다.

이후 장성택은 2년 가량 북한의 공식매체에 등장하지 않다가 지난해 말 복귀했으며 최근 김정일의 자강도 강계시 현지지도에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에는 30여 명의 경제시찰단을 이끌고 10박 11일간 중국을 시찰했다.

“장성택 복귀, 연형묵 역할 이어 받아”

서 연구위원은 또 “장성택의 중국방문에 30여 명의 경제시찰단을 대동하였다는 것은 북한의 경제난국을 돌파할 정책 방안 마련의 임무를 맡게 된 것”이라며 “김정일이 중국의 경제발전의 모델로 하여 북한의 경제발전을 위한 새로운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연형묵의 사망 후 경제를 담당할 최측근이 없다고 지적한 뒤 “장성택이 경제 문제에 책임을 맡은 것은 지난해 사망한 연형묵의 역할을 물려받은 것”이라며 “경제의 실무자는 박봉주 내각총리이지만 당의 실세 책임자는 장성택”이라고 주장했다.

장성택이 북한 경제를 맡게 된 배경에 대해 그는 “장성택은 남한을 비롯한 중국 등 선진경제의 실상을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라며 “최근 북한과 중국의 경제교류 활성화 추세에 부응하여 권력실세가 경제문제를 담당한다면 전에 없던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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