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연이은 ‘경제행보’…귀국 보따리 ‘주목’

중국을 방문 중인 장성택은 15일에도 지린성 창춘(長春)에서 쑨정차이(孫政才) 지린성 당 서기, 왕루린(王儒林) 성장(省長) 등을 만나며 ‘경제행보’에 속도를 올렸다. 북중 양국은 전날 황금평·위화도 경제구와 나선경제무역구 공동개발을 위한 공동관리위원회 구성을 합의한 상태다.
 
북한 권력실세인 장성택이 중국에서 보여주는 동선은 온통 ‘경제’에 맞춰져 있다. 출범 반년을 넘긴 김정은 정권의 최대 화두가 무엇인지, 장성택이 중국 방문을 통해 얻어가려는 것이 무엇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북중은 황금평·위화도 지구는 지식집약형 산업단지로, 나선 지구는 선진 제조업 및 물류 기지로 육성한다는 구상을 세우고, 공단 건설은 물론 경제기술과 농업 분야의 포괄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특히 나선 지구에 대한 전기공급을 합의했다.


외형적으로는 장성택의 방중을 통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황금평·위화도와 나선 공동개발사업을 진척시킬 수 있는 토대를 형성했다는 평가다. 중국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지원을 약속한 대목에서는 향후 중국 기업들이 공단에 진출할 수 있는 통로를 넓혀주는 효과를 유발할 것이라는 기대로 이어진다.


하지만, 두 개의 경제구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방 기업들의 투자가 사활적인 조건인 상황에서 중국 민간 기업들의 실질적인 진출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최근 랴오닝(遼寧)성 시양(西洋)그룹이 북한에서 2억 4천만 위안(약 430억 원)의 투자금을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쫓겨났던 일 등을 상기할 때 중국 기업들의 북한 투자심리는 아직까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장성택이 5일간 방중 일정 중 이틀 동안 랴오닝성과 지린성 시찰에 할애한 것도 이 사안에 대한 북한 당국의 고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북 소식통은 이번 양국간 합의에 대해 “두 경제구 개발에 속도가 붙을 수 있으나 성공으로 갈 것인지 장담하기 어렵다”며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중국의 과감한 투자를 통한 개발을 기대하는 북한과 시장 매카니즘을 고집하는 중국과의 간극이 작지 않다는 것이다.


장성택 일행은 17일 베이징으로 돌아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이때도 김정은의 내부 경제개혁조치를 소개하면서 중국 정부의 과감한 지원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6·28방침’으로 통칭되고 있는 북한의 신 경제관리개선조치는 공장기업소와 농장 작업분조에 최초 생산비용을 국가가 투자해 생산력을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이는 북한 당국의 초기 재정지출 확대가 불가피한 구상이라는 점에서 장성택이 중국 정부에 북한 경제 발전과 개혁에 필요한 돈으로 10억 달러 규모의 위안화(元貨) 현금 차관 요청설이 나오는 배경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은 외형적으론 경제개혁 시행을 위한 종자돈을 요구하겠지만, 내적으로 통치자금이 고갈된 상태여서 ‘경제개혁’으로 포장해 더 많은 돈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 역시 지원금이 통치자금으로 굳어지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대목이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장성택의 ‘차관 요구’에 대해 중국 정부는 ‘논의해보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대규모 지원의 경우 결국 김정은의 중국 방문 후에나 가능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많다.


한편, 북한은 이례적으로 장성택의 중국 방문 결과를 신속하게 보도하고 있다. 15일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북중공동지도위원회 회의 경과를 소개하면서 중국 언론이 언급하지 않았던 내용까지 자세히 전했다.


통신은 “황금평경제구에서는 세부계획이 작성된 데 따라 국경통과 지점의 확정 등 개발에 실제적으로 착수할 수 있는 유리한 전제 조건들이 마련되었다”고 평가하면서 “위화도지구 개발에 빨리 착수하여 황금평, 위화도경제지구 개발에 대한 쌍방의 의지를 세계에 보여줄 데 대한 문제들도 강조되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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