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신의주 검열, 용두사미로 끝나”

김정일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의 주도로 지난 3월부터 넉 달 넘게 진행돼온 신의주 검열이 7월 중순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의주 내부소식통은 29일 ‘데일리엔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신의주 검열을 마무리하는 조치로 검열과정에서 적발된 부패 혐의자 14명에 대한 공개총살이 진행됐다”며 “이들에게는 남한 안기부 자금을 제공받고 국가 기밀을 누설한 혐의와 중국에 계좌를 개설해 개인 축재를 일삼은 혐의가 적용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공개총살은 7월 17일 오전 신의주시와 염주군에서 동시에 이뤄졌다”며 “현장에서 재판 직후 처형이 진행됐고, 한 사람당 30발씩을 쏘았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부터 재판을 지켜보는 일반 주민들에 대한 선전효과를 높이기 위해 부패 혐의자에 대한 공개총살에서 수십 발을 난사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소식통은 “총살된 사람은 중국에 나와 있는 무역사업소 간부와 신의주와 염주군에서 중국과 무역을 하던 사람들”이라면서 “염주군에서 수산물을 거두어 중국에 팔아온 사람은 남한 안기부와 연계돼 국가정보를 팔고 중국 은행에 개인 재산으로 200만 위안(한화 3억원)을 모아온 혐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총살된 사람들은 대부분 중앙당 간부들이 뇌물을 받고 뒤를 돌봐주는 배경을 갖고 있었다”며 “하지만 높은 간부는 한 명도 (검열에) 걸리지 않았고, 이 사람들을 처형하는 것으로 검열이 마무리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신의주 검열은 통상적인 ‘중앙당 검열’에 비해 기간도 길었고 대상도 광범위했다. 특히 장성택 중앙당 행정부장이 신의주에 직접 머물면서 신의주 세관과 외화벌이 사업소, 조-중 무역업자에 대한 집중검열을 진두지휘하는 것이 확인됐고, 이들이 철수한 후에도 김정일의 재검열 지시로 5월 하순부터 정권기관과 일반 주민에 대한 추가적인 검열이 이어졌다.

북-중 물동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신의주에 대한 집중 검열은 북한 내부에도 적지않은 파장을 몰고왔다. 신의주-단동을 통과하는 물동량이 이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이 여파는 북한 전역의 장마당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일례로 일반 주민들이 장마당에서 가장 많이 소비하는 꽈배기나 사탕 등의 원료인 설탕가루의 경우 검열 이전에 kg당 1천5백원 수준이었지만 5월 중순에는 2천1백원까지 올랐고, 식용유도 kg당 5천5백원에서 7천5백원으로 뛰었다. 이런 물가 상승은 장마당 장사로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적지 않은 생계 위협 요소로 작용했다.

그러나 겉으로 요란했던 것에 비해 신의주 검열의 총화 결과는 변변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식통은 “몇 달간 무역량이 줄고 중국 방문자도 절반으로 줄었다”며 “검열 결과라는 것이 부패한 간부 14명을 처형한 것 외에 별다른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그나마 눈에 띄는 변화라면 중국에서 북한에 물건을 들여갈 때 북측 세관에 지불하는 비용이 물건 100kg당 40달러에서 80달러로 인상됐다는 것 뿐”이라며 “개인들이 기차로 북한에 반입할 수 있는 적재량을 360kg에서 120kg으로 줄이는 것을 제도화한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중국 단둥(丹東)시에서 북-중 무역에 종사하고 있는 한 화교(華僑)는 “신의주 검열은 북한 식량난과 물가 상승으로 인해 결국 아무런 결과도 없게 됐다”며 “당장 무역이 안 되면 그나마 생산을 하고 있는 공장까지 멈추게 되는데, 무슨 수로 신의주를 막겠냐”고 말했다.

최근 중국 선양(沈阳)을 방문한 한 대북전문가는 “이번 검열은 북-중 무역 창구인 신의주를 압박해 북한 전역의 시장화 속도를 조절하고, 무역 부분 간부들의 부패를 단속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신의주를 통한 북-중 무역은 북한 주민경제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번 신의주 검열 결과,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변화된 생존 방식을 일시에 바꾸는 일이 과거처럼 간단치 않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