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권력 장악시 이제강·이용철 숙청될 것”

북한 장성택 행정부장은 권력을 장악하는데 유리한 위치에 있는 인물 중 하나이지만 군대에 대한 지도권을 갖고 있지 않아 완전한 권력 장악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4일 북한연구학회·통일연구원·고려대북한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학술회의에 앞서 발표한 ‘포스트 김정일 시대 북한 권력체계의 변화 전망’이란 주제의 논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정 실장은 “장성택 행정부장은 지도부 내에서 평판이 좋고, 국가보위부와 인민보안성 등에 대한 행정적 지도 권한을 가지고 있어 유사시 권력을 장악하는데 유리한 위치에 있다”면서도 “군대에 대한 지도권을 갖고 있지 않다는 중요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또 “당조직과 군대를 담당하고 있는 이제강과 이용철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들은 과거에 고영희 편에 서서 장성택의 직무정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에 장성택이 권력을 장악하게 되면 숙청의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들은 김정일의 차남 김정철이나 삼남 김정운을 김정일의 후계자로 내세우면서 그 밑에서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려 할 수 있다”며 “그러나 김정철이나 김정운은 아직 너무 젊기 때문에 만약 이들 중 한 명이 차기 지도자가 된다면 당의 원로들에 크게 의지해 통치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현재 북한에서는 어느 누구도 당·군·정을 종합적으로 장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김정일이 가까운 미래에 사망하게 된다면 당 내 어느 파워 엘리트도 현재의 김정일 같은 확고한 영향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며 “어느 누가 김정일 이후 차기 지도자가 되더라도 현재의 김정일과 같은 절대 권력을 향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단번에 현재의 중국과 같은 집단지도체제로 바뀌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결국 포스트 김정일 체제는 현재보다는 이완된 수령 중심의 당·국가 체제로 바뀔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가까운 미래에 국방위원회를 비롯해 북한의 어느 조직도 당중앙위원회 비서국과 전문부서를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포스트 김정일 체제에서도 당이 권력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그는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일의 유고가 발생하면 ‘급변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는데 데, 이러한 주장에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먼저 “북한 지도부가 경제발전에는 무능하지만 적어도 체제 생존을 위해 정치적으로는 나름대로 노련함을 갖고 있다”며 “북한은 국가적 과제 중에서 경제문제 해결이 네 번째 순위에 놓일 정도로 사상적 통일과 조직적 통제 그리고 군사력 강화에 힘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체제의 내구력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정일은 지금까지 당중앙위원회 비서들뿐만 아니라 조직지도부 부부장들과 함께 국정에 대해 논의해왔다”며 “북한체제를 전반적으로 관장하는 파워엘리트 그룹과 전문부서가 있기 때문에 갑작스런 김정일의 유고가 발생한다고 해서 북한에서 ‘컨트롤 타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이 외에도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일 시대 선군정치로 인해 군부의 영향력이 당의 영향력을 압도하게 되어 김정일 이후 군부가 권력을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김정일 시대 군부의 영향력 증대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대 내 당조직인 군 총정치국이 군대를 지도하고 있고,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가 군 고위간부들에 대한 인사권까지 장악하고 있으므로 군 총정치국이 해체되지 않는 한 군부가 권력의 중심이 된다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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