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黨 조직지도부 1부부장 복귀說

장성택(62) 북한 노동당 행정부장이 9월 중순 당(黨)과 군(軍)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핵심 권력기관인 노동당 조직지도부 1부부장에 임명됐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이 전해왔다.

평양시 중앙 권력기관에 근무하는 이 소식통은 9일 “9∙9절 직후 중앙당 조직지도부 1부부장에 장성택이 들어와 당∙군∙보위기관 업무와 인사를 일사 분란하게 통제하고 있다”면서 “임명 사실을 아직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았지만 중앙당이나 총정치국(군 내 당기관)에서는 이제 장성택 세상이 왔다고 공공연히 말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장군님(김정일)도 ‘내 방침에 가장 충실한 사람이 장 부장이다’고 할 정도로 신임을 굳게 받고 있다”면서 “장성택이 벌써부터 자기 세력을 심으려고 눈 밖에 난 사람들을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일의 매제인 장성택은 김정일 와병 이후 권력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인물로 주목받아 왔다. 지난해 12월부터 노동당 중앙위원회(중앙당) 행정부장에 임명돼 검열과 보위사업을 주도해왔다.

김정일이 장성택을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에 임명했다면 향후 북한 권력 운용과 후계 작업이 그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임을 공식 확인하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장성택의 직위를 여전히 ‘노동당 부장’으로 대외에 공개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6일 김정일 공연관람 보도에서도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장들인 장성택, 리광호, 김양건을 비롯한 당중앙위원회 책임간부들이 공연을 함께 보았다”고 소개했다.

당 중앙위원회 부장 직책으로도 사실상의 2인자 역할을 해온 그를 돌연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에 복귀시킨 배경에 대해 소식통은 “장성택을 내세워서 군대를 꺾어 놓으려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장성택과 군대 알력(다툼)이 심하니까 1부부장에 세워서 (군을) 정리하려는 것”이라고 관측했다.

장성택은 올해 3월부터 국경도시와 군부대에 대한 강도 높은 검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북한 내부에선 ‘군대 힘을 빼기 위한 조치’ ‘선군정치(先軍政治)로 위축된 중앙당의 공세’ ‘2004년 장성택 숙청을 주도한 군대에 대한 설욕전’이라는 등 다양한 소문이 나돌았다.

평양시 방어사령부까지 포함된 검열사업과 숙청이 진행되자 북한 군부에서는 장성택이 군대를 견제하기 위해 검열 바람을 일으킨다며 노골적인 거부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택의 부상에 대한 권력층의 반응에 대해 소식통은 “다들 ‘장군님은 아프고 장성택은 야심가다. 올해는 그냥 넘어가도 내년에 (권력구조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김정일 지배체제를 끌고 가는 당의 핵심 부서로서 북한의 모든 조직에 대한 인사권과 감찰권을 쥐고 있다. 특히 당∙군의 고위직 인사를 모두 장악하고 있다. 또 노동당 당원들의 당 조직 생활은 물론 농근맹, 직맹 등 북한의 모든 조직들을 지도 통제한다.

장성택의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임명은 향후 중앙당과 군 총정치국이 빠른 속도로 장성택 계열 인물들로 재편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중앙당 조직지도부 내에서 후계문제 등으로 잠재적 경쟁자로 볼 수 있는 이제강 제1부부장의 영향력이 퇴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장성택의 재부상(再浮上)은 김정일의 후계자 문제에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북한 권력구도의 특성상 후계 승계는 김일성-김정일 직계 혈통 승계의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정남, 정철, 정운 등 세 아들들이 각자 약점이 분명한 조건에서는 당분간 김정일의 매제(여동생 김경희의 남편)인 장성택을 후견인으로 내세우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때문에 장성택의 1부부장 임명은 북한의 후계구도에서 일정한 교통정리가 이미 이루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공산당 내 한 북한전문가는 이와 관련, “북한 후계문제에 대해 대외적으로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장성택이 1부부장에 임명됐다면, 이는 김정일이 후계 작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장성택이 1부부장에 임명돼도 김정일의 수족 이상의 역할밖에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장성택이 후계작업에서 강력한 후견인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이 역시 김정일의 의중을 실천하는 수준이지 그가 후계 작업을 주도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북한 간부들과 주민들 사이에서 장성택에 대한 평가는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의주의 한 소식통은 “지난해 연말부터 장성택이 주도한 검열사업으로 신의주를 통한 북중무역이 된서리를 맞았다”면서 “여기에 상설시장(장마당)을 열흘 장으로 돌릴 계획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으니, 주민들의 원성이 그를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택은 올해 외화벌이 기관에 대한 검열사업을 벌여 함경북도 연사군 외화벌이 책임자 등을 비롯한 비리 혐의 간부들을 수차례 총살하고 규모도 대폭 축소시켰다. 2000년대 초반부터 우후죽순 늘어난 외화벌이 기관들이 이 시기에 대폭 축소되면서 각 기관이 자금 부족에 빠지자 간부들의 반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택은 북한 관료 중에서 비교적 준수하고 세련된 외모를 갖추고 있지만 각종 숙청 작업에서 냉혹한 면모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6년 그가 중앙당에 복귀하자 대외 개방 행보를 가속화 할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졌지만 검열과 사회 통제를 주도하는 등 개방과는 동떨어진 행보를 하고 있다.

한편, 장성택은 과거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재직 중에 파벌을 만들어 세력화를 꾀하고 김정일 별장에 버금가는 화려한 전용별장을 건설해 파티를 벌이는 등의 방탕행위를 했다는 명목으로 2004년 실각한 바 있다.

이후 2년여 만에 노동당 근로단체 및 수도건설부 제1부부장으로 복귀했고 작년 12월 당 행정부장으로 임명돼 권력의 중심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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