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김경희 일선 복귀는 김정은 통치술 과시

‘김정은의 핏줄’ 김경희와 장성택이 예상보다 늦게 북한 권력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김정은의 계산된 통치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어린 나이와 경력의 일천함으로 인해 김경희와 장성택으로 권력이 분산될 수 있다는 대내외 여론을 무마하고, 동시에 ‘핏줄’도 자신의 눈 밖에 날 경우 언제든지 내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과시하기 위해 애도기간을 이용해 ‘정치 쇼’를 벌인 것이란 지적이다.


지난 25일 조선중앙TV에 대장 계급장을 단 군복 차림으로 장성택이 등장했다. 그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당 중앙군사위원, 당 행정부장(공안기관 지휘) 등 기존 직함이외에 인민군 대장 계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이에 따라 장성택이 ‘김정은 체제’에 최대권력자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날 공개 화면에서 김정은의 왼쪽에 선 리영호 총참모장의 바로 옆자리에 섰다. 19일 발표된 장례위원회 서열에서는 19위로 이름을 올렸던 그였다.  


또 시신 공개 첫날인 지난 20일 둘째 줄에 서 있던 김경희는 23일 참배 때는 맨 앞줄로 나왔다. 19일 발표된 장의위원 명단에는 서열이 15위였지만, 20일과 23일에는 참배할 때는 순서가 5위로 급상승했다.


애도기간을 통해 김정은의 위대성 선전과 당·군 권력 승계 작업을 빠르게 전개하고 있는 과정에 장성택과 김경희의 위상도 동시에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북한의 권력편재는 시간의 문제였을 뿐 충분히 예상된 시나리오였다.


김정은도 결국 ‘핏줄’을 자신의 권력 주변에 포진시켜 정국을 운영하는 독재자의 특성을 그대로 엿보이고 있는 셈이다. 다만 그는 김정일 사망 직후에는 장성택과 김경희를 권력에서 멀찍이 떨어뜨려 그들의 권력한계를 분명히 했다.


‘섭정’ ‘집단지도체제’ 등의 여론을 미리 차단한 것이다. 자신을 절대화하기 위해서라도 비교대상(장성택, 김경희)을 멀찍이 밀어둔 뒤 점차 끌어당겨 자신을 중심으로 영도체계가 꾸려졌음을 대내외에 과시할 필요성이 있었다. 이렇다 할 부침 없이 권력승계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은 이 같은 자신감의 발로다.


또한 김정은은 모든 권력이 자신에게 집중돼 장성택과 김경희에게 대장 군복을 입힐 수도 벗길 수도 있음을 대내외에 확인시켜 준 것이다. 특히 장성택은 1인자가 될 수 없는 존재로 단지 자신을 보좌하는 위치라는 점을 대내외에 인식시켜 준 것이다.


실제 대내외 매체를 통해 최고사령관, 당중앙위 수반 등의 존칭을 붙이게 한 것도 다른 어느 누구에게도 실권을 주지 않을 것임을 밝힌 것이다. ‘핏줄’로 자신을 보좌케 하고 권력승계를 앞당겨 향후 펼쳐질 자신의 체제는 굳건할 것이라는 대내외를 향한 선전포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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