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급회담 수석대표 환담록

8일 오전 10시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제5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북측 단장인 김영철 인민군 중장은 회담 의제와 관련, “우리가 이번에 열차 시험운행에 관련한 문제만 토론한다고 그렇게 강조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남측 정승조(육군소장) 수석대표는 “우리는 도로.철도 통행에 따른 군사보장 조치 논의에 적합한 대표들을 선정해서 왔다”며 “이번 회담을 잘 해서 7천만 동포들의 민심을 충족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전체회의 시작 직전의 수석대표 환담록.

▲정 수석대표 = 대표단을 따뜻하게 환대해 줘서 대단히 고맙다. 김영철 북측 단장은 평양에서 오늘 아침에 왔는가.

▲김 단장 = 어제 오후에 여기 왔다. 요즘 날씨가 몰라보게 좋아져 평양만 해도 얼마 전까지 13~15도였는데 요즘은 24~25도, 27도까지 오른다.

▲정 = 5월 6일이 입하였죠. 여름이 시작되는 것인데 어제 보니 경남 일부지역 온도가 30도를 넘어 더위가 일찍 시작되는 느낌이다. 함북, 삼지연 등은 봄도 늦게 오는 것으로 아는데 얼음은 다 녹았나.

▲김 = 다 녹았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여름이 시작되는 자연의 변화는 어길 수 없는 자연의 법칙 같다. 계절의 변화가 막을 수 없는 자연계의 흐름이라면 민심을 반영한 사회의 흐름은 그 어떤 힘으로도 막을 수 없다. 제가 얼마 전에 미국 인터넷 홈 페이지에서 ‘대통령 살리기’라는 정치 유머를 읽었다.

미국 대통령 부시가 아직 위험한 사경에 처한 것을 살리는 얘기다. 이라크 문제, 이란, 아프가니스탄 문제, 조선반도 핵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부시 대통령이 아침 달리기에 나섰다. 그런데 정신을 한 군데 집중하다 보니 앞에 오는 차를 의식하지 못했다고 한다. 옆을 달리던 고등학교 학생들이 옷소매를 잡아당겨 겨우 위기를 모면했다고 한다.

부시 대통령이 한 학생에게 정말 고맙구나, 소원이 있으면 말하거라 무엇이든 들어줄게. 그러니까 한 학생이 이라크에서 미군이 싸움하는데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각하, 저를 웨스트 포인트 군사학교에 좀 보내주시오.

알링턴 국립묘지에 우리가 묻힐 자리를 말씀 좀 해달라. 대통령이 놀라서 앞 길이 구만리인데 죽을 자리란 무엇이냐고 되물으니까 학생들이 오늘 아침 위기에 처한 대통령을 구해줬다면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이 우리를 죽일 것입니다. 그래서 묫자리를 미리 신청하는 것입니다. 유머가 어딘지 모르게 민심을 반영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정 =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그런 유머가 미국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반영된게 아니냐. 통상 어떤 곳에 가면 정치 지도자를 대상으로 그런 윤화를 구상하는 곳은 엄격히 금지된 곳이 많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미국 대통령을 대상으로 그런 유머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가 선진화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 = 민주주의라는 게 참 중요한데, 얼마 전에 남조선에서 만든 영화를 본적이 있다. 주몽이다. 그 주몽에서 민심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유민들의 민심, 강성나라를 건설하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민심을 타는 정치 지도자들은 언제나 승리한다. 우리 김정일 위원장께서 최근 일꾼들을 만난 자리에서 아주 뜻깊은 말씀 하셨다. 민심은 천심이다, 민심을 잃으면 천하를 잃는다. 일꾼들은 민심을 읽으면 성공한다.

지금 온 나라의 민심은 우리가 하는 대화에 쏠려 있다. 그 대화가 진실로 통일에 도움이 돼야 한다. 나라의 긴장완화에 도움되길 바란다. 다시 힘들게 마련된 오늘 회담에서 힘을 합쳐 민심에 맞는 대화를 하는데 힘을 모으길 기대한다.

▲정 = 좋은 말씀이다. 과거 회담하면서 우리가 남측 사회에서 여론의 향배가 대단히 중요하다 말씀드린 바 있다. 그런 부분을 김 단장도 동의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여론이라는 것이 민심을 반영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남북교류협력의 여러 사업을 하는데, 그런 사업 잘 진행되길 바라는 게 7천만 동포들의 민심일 것이다. 여기서 회담 잘 해서 7천만 동포들의 민심을 잘 충족하는 게기가 됐으면 한다.

▲김 = 오늘 회담 형식을 어떻게 하면 좋겠나.

▲정 = 공개 또는 비공개를 말하나.

▲김 = 그렇다.

▲정 = 지금까지 관례로 군사회담은 비공개 회담을 원칙으로 해왔다. 보다 허심탄회한 의견개진을 위해 비공개로 하는 것이 합당하다.

▲김 = 우리 대표단은 여기 나오기 전에 서해상에서 해상충돌을 방지하고 공동어로를 실현하자는 문제로 해서 3차, 4차 회담을 하고 오늘 회담까지 나왔기 때문에 그에 대한 회담 진행을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는 의미에서 공개 회담이 좋겠다는 의견을 모으고 왔다.

▲정 = 방금 얘기했듯이 지금까지 우리는 군사회담을 전부 비공개 회담으로 하는 것을 관례로 해왔다. 비공개 회담을 제의한다.

▲김 = 그럼 우리가 받아들이겠다. 비공개 회담으로 하자. 우리 대표단은 그동안 몇 명이 바뀌었다. 박림수 대표는 (조선인민군)판문점 대표단에서 미국 사람들과 많이 상대한 경력이 있다. 우리 대표단의 대변인이다. 그리고 실무적인 모든 문제를 처리하는 실무단장인 김응철 해군대좌다. 서해 해상 충돌방지, 공동어로 구역 설정을 위한 근본문제 협의에서 중요한 역할 담당하게 된다.

▲정 = (남측 대표단 소개)
▲김 = 이번 (남측)대표단에서 해군이 없나.

▲정 = 우리가 5월 17일로 예정된 열차 시험운행에 따른 도로.철도 통행에 따른 군사보장 회담을 제의했는데 귀측에서 5월 2일 시험운행 위한 군사분계선 통과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장성급 회담으로 수정 제의했다. 우리는 그에 따라 도로.철도 통행에 따른 군사보장 조치 논의에 적합한 대표들을 선정해서 왔다.

▲김 = 이번에 열차 시험운행에 관련된 문제만 토론한다고 그렇게 강조하지는 않았다. 명백히 말씀 드린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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