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급회담 ‘서해상 경계선 설정’ 공방

남북은 제4차 장성급 군사회담 첫 날인 16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철도·도로 통행을 위한 군사보장합의서 체결 문제와 서해상의 우발충돌방지 개선안 등을 논의했지만 접점을 찾지는 못했다.

특히 북측은 3차 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실질적인 해상경계선인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대신할 새로운 해상 군사분계선을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해 공방전 끝에 첫날 회담이 조기에 종료됐다.

우리측 회담 차석대표인 문성묵(육군대령) 국방부 북한팀장은 이날 회담에서 양측의 기조발언과 수석대표 접촉이 있었다고 밝히고 회담이 “서로간의 입장차를 확인하는데 그쳤다”고 말했다.

남측은 이날 오전 10시 전체회의 기조발언을 통해 남북이 오는 25일 철도 시험운행을 하기로 합의한 만큼 이번 회담에서 이를 보장하기 위한 군사보장합의서를 우선 체결하자고 북측에 제의했다.

그러나 북측은 철도·도로 통행을 위한 군사보장합의서는 군사 실무대표 회담에서 체결할 문제로 장성급회담에서 논의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문 팀장이 소개했다.

문 팀장은 그러나 “북측이 철도.도로 통행을 위한 군사보장합의서 체결의 필요성에 대해 부정한 것은 아니다”며 “다만 이런 문제가 장성급회담에서 논의할 의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록 장성급회담이지만 제가 실무회담 대표인 만큼 북측이 언급한 실무접촉을 이번 장성급회담 틀 내에서 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북측과의 조율이 더 필요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남측은 또 지난 3월 3차 회담에서 이미 제기했던 서해상 충돌방지를 위한 개선조치와 공동어로수역 설정 문제 등 서해 해상의 평화정착 방안도 본격적으로 협의할 것을 북측에 제의했다.

그러나 북측은 서해상에서의 우발충돌 방지를 위해서는 ’해상 군사분계선’ 재설정이라는 ‘근원적 문제’가 우선 해결되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면서 이 문제를 장성급회담 주 의제로 다룰 것을 주장했다.

이와 관련, 우리측은 NLL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남북간의 실질적인 해상 불가침 경계선 역할을 해온 사실을 재확인하고 북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문 팀장은 “남북 기본합의서에서 합의한 대로 기존에 남북이 관할해온 수역과 그 기준선인 NLL을 존중, 준수하며 기본합의서상 군사분야 합의사항을 이행한다는 2가지 원칙에 입각해 2000년 이후 안 열리고 있는 국방장관회담을 열어 남북 기본합의서 상의 군사적 합의사항 이행문제와 함께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1992년 채택된 기본합의서 중 군사분야 사항은 ▲무력 불사용 ▲분쟁의 평화적 해결 및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 ▲해상불가침 경계선 협의 ▲군사직통전화 설치·운영 ▲비무장지대의 평화적 이용 ▲군 인사교류 및 정보교환 ▲대량살상무기와 공격무기 제거 ▲단계적 군축실현 및 검증 등 8개다.

문 팀장은 “북측은 기본합의서 군사분야 합의사항 중 해상불가침 경계선 문제만 이번 회담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이지만 우리는 8개항 모두 함께 장관급회담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이 회담 첫 날인 만큼 예단은 어렵지만 회담 분위기 자체는 상호간 차분히 얘기하는 등 비교적 괜찮았다”며 “일단 오늘 양측의 입장을 개진한 만큼 내일 이후의 회담을 두고보자”고 말했다.

회담은 2시간여의 전체회의에 이어 15분 간의 수석대표 접촉 순으로 진행됐다.

회담에는 남측에서 육군소장인 한민구 국방부 정책기획관을 수석대표로 문성묵 육군대령, 엄현성 해군대령, 김형수 해군대령, 심용창 통일부 과장이, 북측에서는 김영철 중장(소장급)을 단장(수석대표)으로 리형선 대좌, 오명철 대좌, 배경삼 상좌, 박기용 상좌가 각각 참석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