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급회담, 공동어로구역 파고 넘을까

남북이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서해 공동어로구역의 위치 설정 문제를 타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은 13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제7차 장성급 군사회담 둘째 날 회의를 개최해 견해차가 뚜렷한 공동어로구역의 위치를 설정하는 문제를 집중 조율한다.

전날 자정께 끝난 회담에서 남북관리구역 3통(통행.통신.통관)을 위한 군사보장합의서를 채택한 분위기를 이어가 돌파구를 열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지만 공동어로구역이 북방한계선(NLL)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합의가 쉽지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14일까지 진행될 이번 회담에서 최대 난제인 공동어로구역을 매듭짓지 못할 경우 참여정부 임기 내에 서해평화협력지대 설치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북측 김영철 단장(수석대표)은 회담 첫 날인 12일 전체회의 기조발언을 통해 NLL에 관한 자신들의 입장을 거친 언사로 쏟아내 협의가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김 단장은 NLL을 기선으로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자는 남측 주장을 의식한 듯 “불법무법의 북방한계선을 한사코 고수해보려는 남측의 주장은 화해협력시대에 도전해 피의 교전을 불러온 역사의 전철을 다시 밟아보겠다는 위험한 사고방식이 아닐 수 없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충돌의 근원을 계속 남겨두려는 북방한계선 고수 주장은 기필코 상대방의 감정을 자극하기 마련이며 그것이 물리적 충돌로 번져지리라는 것은 명백한 이치”라고 주장했다.

NLL을 실질적인 해상경계선으로 인식하고 있는 남측과 다르게 NLL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북측의 입장에 한 치의 변화도 없음을 보여주는 발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김 단장은 공동어로구역의 위치와 관련해도 남측과 다른 입장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그는 “남측이 협소하게 공동어구역을 설정하려한 데 비해 우리(북) 측은 그의 몇 십 배 되는 수역에서 통이 큰 협력교류를 실현하고 제3국 어선의 불법어로까지 완전히 저지시킬 것을 예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측이 NLL을 기선으로 동일한 면적으로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자고 했지만 북측은 NLL에서 훨씬 아래쪽 남측 해상까지 포괄하는 지역에서 공동으로 어로작업을 하자는 것이다.

이는 북한 강령반도 지역 등에서 남쪽으로 12해리(약 22km) 떨어진 곳을 북 측의 영해기선으로 인정하고 이 수역을 중심으로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측은 지난달 27~29일 평양에서 개최된 제2차 국방장관회담에서 NLL과 12해리 영해기선 사이 해상을 평화수역으로 지정해 이 곳에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면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을 차단할 수 있고 풍부한 어장을 상호 공유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이에 반해 남측은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에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해 일단 시범적으로나마 운영해 보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령도 인근 공동어로구역은 NLL을 기선으로 북쪽으로 치우쳐 설정하는 대신 북쪽 해안가와 가까운 연평도 인근 공동어로구역은 NLL을 기선으로 남쪽 해상의 면적을 더 넓게 설정하면 공평하지 않느냐는 논리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그간 회담에서 양측의 입장이 모두 개진된 만큼 오늘과 내일 회담에서 이견을 조율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미 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해 해상불가침경계선 설정 문제를 논의키로 합의한 만큼 이번 회담에서는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려는 취지를 살려 시범 운영하는 방안을 북측에 거듭 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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