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급회담 공개여부 놓고 ‘기싸움’

남북은 16일 오전 10시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제4차 장성급 군사회담 첫날부터 회담 공개 여부를 놓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회담을 공개적으로 하자는 북측 주장과 비공개로 할 것을 주문하는 남측 입장이 대립하면서 수석대표끼리 잠시 각을 세운 것.

전체회의에 앞서 12분가량 진행된 환담에서 김영철(중장.남측 소장격) 단장(수석대표)은 “오늘 회담을 공개로 했으면 좋겠느냐, 비공개로 했으면 좋겠느냐”라고 포문을 열면서 입씨름이 시작됐다.

김 단장은 ’공개회담’을 작심하고 내려온 듯 “오늘 공개회담을 할 생각으로 왔다”면서 “온 민족이 다 알아야겠다는 생각이다”며 공개적으로 회담을 할 것을 주문했다.

공개회담을 주장한 이유에 대해 김 단장은 지난 3월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3차 회담 결과가 언론에 왜곡보도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번 회담서 귀측(남측) 언론보도를 유심히 살펴봤는데 회담 내용과는 다르게 왜곡보도되는 문제점이 있었다”며 “기자들이 있는 가운데 회담을 공개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왜곡된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정확한 보도를 날리지 못하는 것은 그 무엇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하는 등 남측 군당국으로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남측 한민구(소장) 수석대표는 비공개로 진행된 군사회담의 관례상 북측의 주장을 받아드릴 수 없다고 맞섰다.

한 수석대표는 “우리 기자들이 귀측(북측) 보도 문건까지 다 보고 있다. 왜곡할 이유가 없다”며 “기자들은 정확히 보도한다. 우리가 요구하는 대로 쓰거나 하지 않는다”라고 ’당국의 개입의혹’에 쐐기를 박았다.

북측이 공개회담을 주장한 것과 관련, 한 회담 관계자는 “북측이 자신들의 주장을 공론화하려는 취지에서 공개회담을 주장한 것 같다”면서 “지난 번 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일종의 ’언론플레이’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측 김영철 단장은 3차 회담 때 서해상의 새로운 경계선 설정 문제에 관한 극명한 입장차로 회담이 결렬되자 갑자기 남측 취재단 앞에 모습을 드러내 ’기습회견’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그의 언론플레이는 남측의 강력한 제지로 무산됐지만 남북 당국자들끼리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1990년대 남북회담 때 김영철 단장과 접촉했던 박용옥 전 국방차관은 “북측은 남측 사람들을 상대로 선전을 하거나 강한 표현을 하고자 할 때 회담을 공개할 것을 주장한다”며 “우리 측도 상호주의로 맞받아치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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