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급회담 개최 배경과 전망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이 1년9개월여만에 열리게돼 군사신뢰 구축과 남북 경협 진전을 이끄는 동력으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남북은 3일 제3차 장성급 군사회담 개최를 위한 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 접촉을 갖고 이달 말에서 3월초 사이에 이틀 일정으로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장성급 회담을 갖자는데 합의했다.

북핵 6자회담 개최 일정이 정해지지 않고 3월 한미연합전시증원(RSOI)연습이 계획되어 있어서 회담 일정을 잡는데 진통이 있을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 회담 시작 3시간 20분만에 일시와 회담 장소를 정한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

이는 작년 12월 제17차 장관급회담에서 군사당국자 회담을 새해 들어 조속히 열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는 한편 경협 진전 방안과 군사신뢰 구축 문제 등을 협의하자는 남측의 지속적인 요구에 북측이 공감한 결과로 풀이된다.

작년 6월 15차 장관급회담에서 제3차 장성급회담을 백두산에서 열기로 했고 그해 9월 제16차 회담 때 ’군사당국자회담이 개최돼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한 합의사항을 마냥 무시하기에는 북측도 부담이 컸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기에다 우리 정부가 백두산 관광지구 포장용 피치를 추가로 제공하고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이 4월 방북하는 문제가 협의되고 있는 등 외연적인 환경조성이 북한 군부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겠느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회담 날짜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고, 회담 장소도 애초 거론되던 백두산 지역이 아닌 판문점 통일각으로 정한 것은 북측이 아직도 군사회담을 여는데 소극적인 자세임을 보여주는 것이란 지적도 설득력 있게 들린다.

이에 따라 위폐와 금융제재 공방에 걸려 재개되지 못하고 있는 6자회담의 향방과 이에 따른 안보환경이 북한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게 되면 군사회담을 늦추려는 의도에서 구체적인 날짜를 정하는데 미온적이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렇지만 회담이 열리게 되면 2차 회담에서 도출된 합의사항에 버금가는 신뢰구축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남북은 이날 접촉에서 장성급회담이 열리면 ▲경의.동해선 철도.도로 통행의 군사적 보장합의서 체결문제 ▲서해상 우발적 충돌방지 방안 개선안 ▲서해상 공동어로구역 설정 문제 등을 협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경의.동해선 철도와 도로를 이용해 인적 왕래 뿐 아니라 열차 통행이 본격화되기에 앞서 이를 군사적으로 보장하는 양측의 합의서 체결이 선행되어야 한다.

양측 지역으로 오가는 열차가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하기 직전 양측 군당국자들이 열차에 탑승해 어떤 임무를 하고 화물 통관 수속은 어떤 절차를 밟아 양측지역으로 들어가게 되는 지 등을 규정하는 군사적 보장합의서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서해상 공동어로구역 설정은 북방한계선(NLL) 해상의 항구적 평화 유지를 위해 그동안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던 방안이다.

남측은 5∼6월 꽃게 성어기 등에 NLL 해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무력충돌을 근원적으로 없애려면 NLL 해상을 중심으로 일정구역을 정해 양측이 공동으로 조업을 하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입장이지만 북측은 아직은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 북측 함정이 부두에 정박해 있거나 전파 취약지역에 있을 때 통신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무선통신망을 매일 정례적으로 가동하는 방안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철도.도로 통행의 군사적 보장합의서 체결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북측도 공감하고 있는 만큼 이 부분은 쉽게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나머지 의제에 대해서는 북측이 여러 가지 변수를 저울질하며 난색을 표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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