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급회담…신경전 뒤 싸늘하게 등돌려

제6차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은 남북 대표단 간의 날 선 신경전과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26일 아무런 성과 없이 종료됐다.

회담 기간 내내 북측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재설정을 사실상 이번 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제시, 협의가 진척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회담 분위기는 이날 종결회의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남북 대표단 간에는 고성은 아니지만 한마디, 한마디 뼈있는 얘기가 오갔으며 이 때문에 종결회의 내내 냉랭한 분위기가 지속됐다.

북측 김영철 단장은 “북방한계선이 기본 군사분계선이라는 것은 당치 않은 궤변”이라며 “이번 회담을 통해 얻은 결론은 더 이상 회담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며 회담 무용론까지 제기했다.

그는 회담 무용론의 이유로 남측이 NLL을 고수하려는 불순한 기도를 갖고 있고 5차 장성급 회담에서 합의한 사안에 대해 기본적인 토의를 회피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그는 NLL과 관련, 새로운 경계선이 설정될 때까지는 양측이 기존 경계선을 존중하기로 한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 대해서도 “남측이 당시부터 NLL을 스스로 부인했기 때문에 협정에 조인한 것”이라며 “쌍방이 합의한 문제에 대한 해석은 정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단장은 종결회의 중간 중간에 “정확히 입에 담아서 내 뱉어야 한다”, “남측의 회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말하자면 (회담) 상대가 못된다고 저는 판단했다” 등의 말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특히 한반도 평화체제 당사자 문제와 관련해서도 “당사자가 되려면 평화체제 수립과 직결된 서해 충돌방지 및 공동어로 문제에 대해 당사자처럼 대해야 한다”며 “남측의 태도는 스스로 당사자가 되기를 부인한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북측은 이날 종결회의를 공개로 하자고 먼저 제의한 속내도 드러냈다.

김 단장은 “기자 여러분이 참가해서 결속회의(종결회의)를 하는 것은 지금까지 전례가 없었던 것”이라며 “모든 사실을 그대로 북남 모든 겨레에 알려서 어느 것이 진실이고 어느 것이 그릇된 주장인지 공정하게 알려달라”고 말했다. 종결회의를 일종의 선전장으로 삼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이에 대해 남측 정승조(소장.국방부 정책기획관) 수석대표는 NLL 준수에 대한 우리 정부의 확고한 입장을 명확히 하는 한편, 북측의 협상 태도를 문제 삼았다.

정 수석대표는 “북측은 우리가 받아 들이기 곤란한 것을 강요하고 있다”며 “누구 때문에 회담 진전이 없는지에 대해 잘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 수석대표는 “쉬운 것부터 먼저 해결하고 이를 발판으로 어려운 것도 단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 김 단장이 “기왕에 걸음을 뗄 거면 작은 걸음보다 큰 걸음을 떼자”고 대답하자 “작은 걸음도 못 걷는 사람이 큰 걸음을 뗄 수 있느냐”며 꼬집었다.

특히 정 수석대표는 “종결회의가 회담의 일부인지, 아니면 기자회견을 하고자 하는 것인지, 선전장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북측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이날 약 35분간 이뤄진 종결회의는 시종 팽팽히 날 선 분위기가 지속됐고 김 단장은 “참 부끄러운 회담을 했다는 생각을 갖고 서로 헤어져야 할 것 같다”며 종결을 제의, 정 수석대표도 “종결하자”며 벌떡 일어섰다.

곧이어 남북 대표단은 싸늘하게 등을 돌려 헤어졌고 북측 대표단은 이날 낮 12시55분께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측으로 돌아갔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