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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의 장마당 통제가 극심해지면서 주민들이 일명 ‘메뚜기 장사’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지원단체인 좋은벗들은 12일 소식지에서 “시장에서 장사를 못하게 하니 골목길에서 보안원들의 눈을 피해 장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며 “그러나 당국이 골목장사도 엄단하고 있기 때문에 보안원들과 상인들간의 숨막히는 숨바꼭질이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10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평양에서는 50세 미만 여성들의 장사를 금지하고 있다. 지방은 40세 미만 여성의 장사가 금지돼있다. 북한 장마당에서 남성은 (판)매대에서 물건을 팔 수 없다.
이어 “장사를 열심히 하다가도 보안원들의 출퇴근 시간인 매일 아침 7~8시 사이와 저녁 7~8시 사이에는 모두 자취를 감춘다”면서 “하도 번갯불같이 움직여서 보안원들도 일일이 막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쫓으면 철수했다가 다시 나타나는 이런 장사를 그동안 메뚜기 장사라고 불렀는데 올해 장마당 통제 조치가 강화되면서 메뚜기 장사도 더 심해졌다”며 “모두 한 끼 벌이로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기를 쓰고 장사를 나온다”고 전했다.
골목길에는 대부분 음식 장사가 많은데 떡이나 두부, 인조밥, 튀김류를 파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은퇴한 노인들은 자전거 수리, 신발 수리, 라이터 가스 주입 및 우산이나 가방 수리 등으로 생계비를 벌고 있다.
소식지는 또한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남편들에게 기업소에 나가지 말라고 하는 아내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순천의 한 노동자는 “그동안 아내가 중고 옷 장사를 해서 근근히 먹고 살았는데 얼마 전 단속을 당하고 시장에 못나가게 되면서 화내는 일이 많아졌다”며 “배급도 안주는데 기업소에 나가면 뭐하느냐며 한 푼이라도 벌어먹을 일을 찾으라는 아내의 성화가 심하다”고 말했다.
생활상의 어려움이 커지자 성매매로 빠지는 여성들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고 소식지는 전했다.
이외에도 단속이 이중삼중으로 늘어가자 주민들의 불만이 간부들에게로 향하고 있다고 한다.
주민들은 “요즘 간부들은 책상에 앉아 어떻게 하면 백성들의 생활을 풀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돈을 긁어모으겠는가를 생각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는 단속하면서 뒤로는 뇌물을 받는 일부 간부들의 행태를 꼬집고 있다고 한다.
한편, 소식지는 “북한 당국은 제일 큰 시장인 평성시장이 전국의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면서 시장의 운영을 바로 잡기 위해 전문 지도 성원을 파견했다”며 “평성 주민들은 조만간 평성시장에 큰 단속이 일지 않을까 조마조마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