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막에 가려진 北-쿠바 군사협력

쿠바 군사 대표단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과 쿠바 양국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는 군사교류의 구체적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레오나르도 안도요 발데스 쿠바 혁명무력(쿠바 군) 부총참모장 겸 작전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쿠바 혁명무력 대표단이 지난 3일부터 북한을 방문 중이다.

이 대표단의 방북은 작년 12월 북한이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을 맡고 있는 김영춘 차수를 단장으로 하는 군사 대표단을 보낸 것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쿠바 양국은 2000년 이후에도 매년 군사대표단을 서로 교환하면서 군사 당국 차원에서 꾸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양국은 각자 상대국에 무관을 파견하고 있다.

양국 관계는 1986년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북한을 방문, ‘조선-쿠바 친선 및 협조 조약’을 맺으면서 사실상 동맹 관계로 격상됐다. 카스트로 의장은 당시 군 최고사령관 자격으로 조약에 서명함으로써 양국 간 군사교류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양국 간 군사협력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까지 베일에 싸여 있다. 매년 군사대표단 방문이 있을 때마다 양국 언론에서는 군부대 및 군사훈련 참관소식을 보도하고는 있지만 이들이 회담을 갖고 어떤 군사협력에 대해 합의했는지는 전혀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군사 전문가들은 양국의 군사교류가 사회주의 국가로서 이념적 유대를 바탕으로 한 친선 교류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미국의 강력한 압박이 양국을 더욱 가깝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양국의 군사협력은 상호 군사력을 지원하는 실질적 지원없이 그야말로 상징적 의미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우 국방연구원 박사는 “미국이 자신의 턱 밑에 있는 쿠바가 북한에서 미사일 기술을 도입하는 등 실질적 군사협력을 진행하고 있는 사실을 알았다면 어떤 식으로든 문제를 삼고 나섰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미국이 북한과 쿠바의 군사교류를 적극적으로 문제를 삼지 않았다는 사실은 양국의 군사 교류가 미국의 안보에 실질적 위협이 될 만큼 진지한 수준에서 이뤄지고 않다는 것을 입증한다는 것이다.

다만 2001년 7월 6일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쿠바 인민의 투쟁에 전적인 지지와 연대를 표시하고 군사적 원조를 포함한 온갖 형태의 지원을 다했다”고 언급, 과거에는 친선 차원을 넘어서는 실질적 의미의 군사 지원이 존재했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과거 국제주의적 연대라는 명분으로 앙골라, 모잠비크, 짐바브웨, 나미비아 등 아프리카 국가와 중동 국가에 군사훈련을 지도할 군사고문단을 파견하거나 군사원조를 제공하기도 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