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닥친 북한, 올해 ‘큰물피해’ 대비하나?

▲ 조선중앙TV에 방영된 90년대 중반 홍수

7월에 접어들면서 북한에도 비소식이 들려온다. 여기와 마찬가지로 7~8월은 장마철이다.

주민들에게 있어 장맛비는 6월의 가뭄에 시달리던 농작물을 구할 수 있게 하는 희소식이 되는 한편, 자칫 홍수와 사태까지 몰고와 근심을 더해 주는 양면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북한 국토환경보호성은 “압록강과 두만강, 청천강을 비롯한 큰 하천이 정리돼 큰물(홍수) 피해를 미리 막고 있다”며 장마 대비 사업을 강조했다.

대륙성 기후에 속하는 북한의 연 강수량은 600~1000mm 정도로 지역별로 큰 차이가 난다. 해양성 기후 영향을 받는 남한의 평균 강수량 1,250mm보다 적다.

그러나 북한은 일기예보, 산림환경, 댐 건설, 하천 정비, 홍수 대비를 위한 각종 장비 및 인력 등의 인프라가 부족해 남한보다 홍수 발생 빈도나 피해규모가 훨씬 크다.

70년대 다락밭 건설, 90년대 무차별 산림 황폐화가 원인

장마 기간 가장 위험한 재난은 홍수피해다.

북한의 청천강, 대동강 등 내륙지방을 흐르는 강들은 물매가(강바닥 경사) 급하고 유속(流速)도 매우 빠르다. 자강도, 평안북도, 평안남도를 아우르는 청천강은 물매가 급해 하루 저녁만 비가 조금 와도 강물이 쉽게 불어난다.

물이 이렇게 쉽게 불어나는 원인은 청천강 주변의 산들에 울창한 산림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북한은 70년대부터 식량증산을 위해 새 땅 찾기 일환으로 산 등성이에 다락 밭을 조성했다. 웬만한 산은 봉우리까지 옥수수와 과수밭이 조성돼 있다.

95~97년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의 원인이 된 홍수 피해도 이러한 산림 파괴가 큰 몫을 차지했다. 계단식으로 산을 개간하다 보니 홍수 조절기능이 마비된 것이다.

게다가 90년대 중반 식량난 당시 주민들이 무차별적으로 개간해 경사 60도 이하 산들은 거의 민둥산이 되었다. 나무 뿌리와 풀이 산사태를 상당부분 막아주지만, 쏟아진 물은 토사와 함께 모두 강으로 흘러 갔다.

이렇게 수십 년간 강바닥에 흘러 쌓인 토사를 파내지 못해 현재 강바닥은 농경지와 수위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결국 강수량이 많지 않아도 물이 급속하게 불어나 농경지가 침수되는 현상이 반복된다.

장마 기간 도로 파괴 현상도 심각해진다. 강물이 범람하면 농경지뿐만 아니라 도로까지 물에 침수된다. 북한의 도로는 평양-희천, 평양-원산, 평양-개성 등 고속도로와 평양-신의주와 같은 2급 도로를 제외한 거의 모든 도로가 비포장 토사도로이다.

비포장 도로는 아스팔트 도로와 달리 물이 범람하면 골을 파고 흘러 도로가 파괴되기 훨씬 쉽다.

북한은 95~97년까지 근 3년 동안 계속된 대홍수로 도로를 복구할 여력이 없어 98년까지 방치한 채 운행했다. 98년 이후에 매해 3월과 11월에 한 차례씩 국토총동원 건설을 벌여 파괴된 도로와 제방을 보수해오고 있다.

70~80년대 북한은 큰 강과 인접한 농경지 사이에 제방을 쌓고 고인물을 빼기 위해 수문도 곳곳에 세웠지만, 제방보수와 수리에 집중할 인력과 장비 부족으로 거의 방치되고 있다.

물론 장맛비가 모든 사람에게 근심투성이는 아니다. 비가 오면 좋아하는 곳은 수력발전소다.

북한 전력생산의 61%를 차지하는 수력발전소는 갈수기에 물이 모자라 40% 정도만 가동하지만, 장마철에는 약 70%까지 가동할 수 있다. 주민들도 한동안 근심없이 전기불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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