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당엔 장군님 선물보다 귀한 것 많아”

▲ 장마당에 펼쳐져있는 각종 물품들

지난 2월 16일 김정일 생일에 맞춰 북한 주민들에게 하사(?)한 ‘특별공급’에 대해 주민들의 반응이 시큰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신의주 소식통은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공급된 물건들을 보니 과거에 비해 상품의 질(質)은 전반적으로 좋아졌다”면서도 “하지만 주민들은 과거처럼 ‘장군님의 선물’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장군님의 선물보다 더 귀한 것들이 장마당에 가면 널려있다”며 “일부에서는 ‘특별공급이 없어도 좋으니, 장마당 단속이나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고 주민들의 민심을 전했다.

신의주의 경우 이번 ‘특별공급’을 통해 당 기관에는 고급 술 한 병, 귤 2kg, 꿩 두 마리씩이 공급됐고, 일반 기관들에는 술 한 병과 사과, 귤 등의 과일이 조금씩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반에는 술 한 병, 칫솔, 비누 한 개씩이, 유치원과 소학교 학생들에게는 껌 다섯 개, 강정 두 개, 과자 두 봉지, 사탕 한 봉지 등이 공급됐다.

소식통은 이어 “‘영웅칭호’를 받은 사람들과 군당 책임비서들에게는 ‘선물’이라는 표지가 붙은 지함(상자) 한 개씩을 별도로 선물했는데, 그 내용물이 무엇인지는 확실히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회령의 또 다른 소식통도 이 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2월 16일 명절 배급에서 술 한 병과 세숫비누 한 개, 치약 한 개씩을 공급받았으며, 어린이들에게는 사탕 한 봉지, 과자 두 봉지, 콩사탕 한 봉지, 강정 두 봉지, 껌 일곱 개 등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기껏 술이나 비누를 받으러 (공급을 주는) 상점 앞에서 오랜 시간 기다리는 게 여간 고달픈 게 아니다”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양강도 혜산 지역에서도 기업소에 일하는 근로자에 한해 안남미 3kg씩을 공급했고, 일반 가정에는 술과 기름을 각각 1병씩 공급됐다.

한편, 북한은 지난 2007년 김정일 생일을 맞아 주민들에게 술과 맥주, 사이다와 엿, 기름, 과자, 껌을 비롯한 10여 가지의 식료품들과 생활필수품들을 공급했다.

2006년에는 소(초등)학교 학생들에게 과자 200g, 사탕 200g, 쌀 튀김 100g, 껌 다섯 개 등을 공급했다. 또한 일반 주민들에게는 외화부족 등의 원인으로 특별선물을 공급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