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2일 김정일의 축구 경기 관람 사진을 공개하면서 외부의 중병설에 적극 대응하고 나선 가운데 내부 주민들을 대상으로도 ‘장군님 건강 문제에 대한 유언비어는 다 거짓말이니 묻지도 말며 알려고 하지도 말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9·9절 행사 불참 이후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장군님이 많이 아프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 간부들은 사적인 자리에서 ‘김정일의 건강 이상설’을 인정하면서도 곧 털고 일어난다고 말할 정도였다.
평양 내부 소식통은 3일 ‘데일리엔케이’와의 전화 통화에서 “10월 중순부터 인민반(주민 조직 최말단 단위)과 공장 기업소 강연회에서 장군님 건강 문제에 대해 소문을 옮기거나 말을 지어내는 사람은 엄벌에 처한다는 방침이 강조됐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10월부터는 인민반 강연이 일주일에 두 세 차례씩 있었는데 여기서 ‘장군님 건강에 대한 소문은 다 거짓말이다. 그런 말은 장군님에게 충실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하는 이야기니까 입 밖에 내지도 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런 내용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다가도 그런 강연을 들으면 ‘어디 아프긴 아픈가 보다’고 생각한다”면서 “예전부터 몸이 안좋아 수술 받았다는 말도 있었기 때문에 아프다고 해서 대수롭게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남조선 경제가 어려워서 개성공단 공장들이 지금 나가고 있다. 이명박이 경제를 잘 못해서 한국이 어려워졌다. 이명박이 대통령을 하니 북남관계도 안 좋고 남조선 주민 살기도 더 어려워졌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 경제가 어려워 개성공단에서 철수한다는 소식에 대해서는 주민들이 그다지 믿지 않는 분위기라고 한다. 한국이 얼마나 잘사는데 하루아침에 경제가 어려워져서 공장문을 닫는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는 것.
소식통은 “강연을 듣고 고정(고지식)하게 믿는 사람들이 있으면 옆 사람이 ‘네 까만 눈은 이제 썩었냐? 한국 경제가 어렵다고 해서 어렵게 들어온 개성에서 쉽게 나가지 않는다. 북남 관계가 안 좋아지니까 위에서 남조선 욕하려고 하는 소리’라고 말하는 정도다”고 전했다.
한편, 2일 현재 평양 장마당에서 쌀값은 2천200원에서 200원 떨어진 2천원, 강냉이는 50원이 올라 850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쌀값은 올해 수확량 증가로 본격적인 하락세로 접어들었지만, 강냉이는 장마당 공급량이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