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회담 회담 합의 안팎

`6.17 면담’ 결과를 토대로 치러진 이번 제15차 장관급회담은 분위기가 너무 좋아 어려움을 겪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6.17 면담 과정에서 이산가족문제, 장성급회담, 경제협력, 사회문화교류 등 많은 부분에 합의한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은 공동보도문에 좀 더 많은 내용을 담기 위해 욕심을 냄에 따라 합의에 시간이 걸렸다는 후문이다.

남북 양측 대표단이 22일과 23일 대표접촉을 통해 공동보도문에 합의했지만 북측이 이를 평양에 보내 ‘오케이 사인’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었고 발표가 미뤄지면서 환송만찬도 함께 지연됐다는 것.

회담 공동보도문 발표를 앞두고 발표시간이 2시간여 지연된 것도 결국 합의 내용이 너무 많은 탓이었다는게 정부측 설명이다.

남측 회담 관계자는 “사실 오후 6시30분 발표는 이후 일정을 감안해 너무 욕심을 낸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권호웅 북측 단장은 이날 합의문 발표 후 이해찬 국무총리가 주최한 환송만찬에서 “정 장관이 욕심이 너무 많다”며 애교섞인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공동보도문 발표가 예상시간을 조금 벗어나기는 했지만 남북 양측간 합의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북측은 첫 전체회의에서 기본발언을 통해 남측의 비방방송 중단, 북측 민간선박의 제주해협 통과 등 남쪽에 대한 요구사항을 꺼내들었다.

비방방송 중단에 대해서는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는 남측의 설득을 북측이 수용했고 제주해협 통과에 대해서는 경제적 실익이 달린 문제인 만큼 북측이 주장을 굽히지 않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이기도 한 정 장관은 해군 출신인 윤광웅 국방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북측의 요구에 대한 생각을 묻기도 했다.

윤 장관은 제주해협이 제3국 선박에 무해통항권이 인정되는 지역인 만큼 북측 상선에 대해서도 통행을 허용해야 한다는 평소 입장을 설명하자 정 장관이 수용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춘호 국제해양법재판소 재판관이 “사전통고 절차를 거친 북한상선에 대해 이 항로를 이용토록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는 점 등도 참고가 됐다는 설명이다.

이번 회담에서 눈길을 끌었던 ‘달라진 회담문화’도 북측의 주저거림 속에서 이뤄진 성과물이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원탁회담 등에 대해서는 회담 전 판문점 연락관 접촉 등을 통해 북측의 동의를 구해놓았던 사안이지만 남북 양측 수석대표가 함께 공동보도문을 발표하는 것은 서울에서 전격적으로 합의된 부분.

정부 당국자는 “북측 권 단장은 어색함 속에서 프레스센터에서의 발표에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미 6.17면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회담문화를 바꾸자고 한 이상 발표장에 나서는 쪽으로 결정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