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회담 전체회의 환담록

남북 양측 대표는 14일 오전 제16차 장관급회담 첫 전체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회담에 들어갔다.

전체회의 환담에서 정동영 남측 수석대표는 “저는 이번 기회(2단계 제4차 6자회담)를 절대 놓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이 역사적 기회를 낚아채야 하고 이번 회담에서 결말을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수석대표는 “시간을 끌어봐야 우리에게 유리할 것이 없다”며 “이번 (장관급)회담에서 좋은 성과를 만들어 베이징 회담에도 좋은 영향을 주고 한반도 평화를 제도화시키고 민족의 고통과 불안을 씻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권호웅 북측 단장은 “민족의 역사에서 식민지 노예 운명이 있었고 외세에 의해 북남이 갈라진 비극이 더 지속돼서는 안된다”며 “우리 민족끼리 회담 잘하자”고 화답했다.

다음은 정동영 남측 수석대표와 권호웅 북측 단장의 환담 내용이다.

▲권호웅 북측 단장= 어떻습니까. 어제 고려호텔이 많이 선선했는데. 자는데 불편은 없었나.

▲정동영 남측 수석대표= 다른데 여행가면 시차가 있어서 뒤척이는데 시차가 없어서 아침까지 잘 잤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비도 그치고 태풍도 지난 것 같다.

▲권= (밤에 술을 마신 것을 의식해) 박 차관도 괜찮아요? 물 많이 드세요.

▲박병원 차관= 괜찮습니다.

▲권= 우리가 조용하게 회담하지만 평양과 김일성경기장,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인 아리랑이 공연돼 세계에 울려퍼지고 있다.

6.15 때 북남 민간과 당국이 같이 참석해 김일성 경기장에서 통일비가 내리는 가운데 아리랑 노래가 울려퍼졌다. 아마 아리랑은 민족의 얼과 역사가 깃들어 있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처량하고 슬픈 아리랑이었는데 오늘 날에는 분단된 형편에서 쌍방대표들이 얼이 깃든 통일의 아리랑, 6.15의 아리랑을 잘 만들어 겨레에게 들려주자. 정 장관이 작사하고 제가 작곡해도 좋다. 아니면 정 장관이 1절을 짓고 내가 2절을 만들어도 좋다. 그래서 멋지게 통일아리랑을 창작하자.

▲정= 좋은 말이다. 6.15때 김일성경기장에서 경축하는 행사가 장관이었고 남북의 거리를 없앴다. 두 달뒤 8.15 상암경기장에서 광복 60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고 북측 축구대표단도 왔다.

식민지 시절에는 경평축구를 하면서 민족의 뿌리를 확인했는데 통일축구가 부활한 것은 김 위원장의 결단에 따른 것으로 행사가 빛났다. 9월14일 이번 회담은 500회째를 기념하는 뜻깊은 회담이다.

어제 비가 왔지만 태풍이 비켜가서 앞으로 한 두개 태풍만 잘 지나가면 남북 농사가 대풍이 들지 않겠는가. 마침 이번 주말이 추석이 있어서 민족의 마음이 푸근한데 넉넉한 마음으로 명절을 맞을 것 같다.

▲권= 장군님 결단으로 지난 시기 상상할 수 없는 파격의 연속이었다. 지난 시기 축전은 민간만 모였으나 당국까지 함께 한 것은 파격이다. 서울 15차 상급회담에서도 가장 짧은 회담에 가장 많은 합의를 이뤄냈다.

우리의 비중있는 당국대표들이 감히 지난 시기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귀측의 현충원과 국회를 방문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병문안한 것은 3대 파격이라고 남측 신문들이 썼더라. 우리 선박이 제주해협을 통과한 것도 파격적인 일이다. 깊은 감동은 정 수석의 6.15와 8.15 연설에서 받았다.

6.15 선언은 평화통일 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해결하자고 했다. 그래서 생존력이 있었다. 자주의 나라, 통일의 나라를 세우자는 면에서 감명을 받았다. 내용도, 어조도 좋았다.

▲정= 남북이 즐겁게 기념하는 추석 명절이다. 6자회담 끝나고 장관급회담이 끝나면 추석이 바로 있는데 올 추석은 광복.해방 60주년을 맞아 각별하다.

여기에 풍년까지 들면 넉넉한 추석이 될 것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광복 60주년을 맞는 추석에도 여전히 분단상태가 지속되는 것으로 조상 앞에 면복이 없는 일이다. 다행히 베이징에서 6자회담이 진행되고 한반도 평화와 운명을 다루는 2단계 회담은 우리 민족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최초의 역사적인 일이다.

과거를 둘러보건데 지난 100년 역사 속에서 1905년 테프트-가쓰라간에 필리핀은 미국, 조선은 일본에 속한다는 밀약이 있었지만 당시 2천만 우리 민족은 어느 누구도 몰랐다. 식민지로 전락하는데 까맣게 몰랐다.

43년 카이로, 45년 얄타.포츠담 회담에서 한반도 분단이 결정됐지만 우리는 철저하게 배제됐다. 미.영.소.중 강대국에 운명이 맡겨졌다. 이번 6자회담에서 남북이 손을 잡고 핵문제를 해결한다면 조상에게 떳떳할 수 있다.

이것은 역사가 부여한 소명이다. 어제 베이징에서 남북 수석대표접촉을 갖고 심도있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눈 것은 기쁘고 의미 있는 일이다. 국제무대에서 남북이 협력하는 것은 제2의 6.15시대의 성과이자 특징이다.

저는 이번 기회를 절대 놓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원칙은 견지하되 유연성을 발휘하겠다는 김계관 수석대표의 말을 나는 높이 평가한다. 이 역사적 기회를 낚아채야 한다. 이번 회담에서 결말을 지어야 한다.

시간을 끌어봐야 우리에게 유리할 것이 없다. 이번 (장관급)회담에서 좋은 성과를 만들어 베이징 회담에도 좋은 영향을 주자. 한반도 평화를 제도화시키고 민족의 고통과 불안을 씻기 위해 노력하자. 이번 회담 결실을 확신한다.

▲권= 민족의 역사에서 식민지 노예 운명이 있었고 외세에 의해 북남이 갈라진 비극이 더 지속돼서는 안된다. 우리 민족이 힘이 약해서 ’쪽발이 일본놈들’한테 강탈 당했다. 우리 민족끼리 회담 잘하자./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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