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회담 공동보도문 분야별 내용

남북은 13∼16일 평양에서 열린 제16차 장관급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공고한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하고 남북관계를 실용주의적 입장에서 새롭게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는 등 6개항으로 구성된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남측은 특히 양측 회담사상 처음으로 한반도 평화 문제를 명문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논의의 기초를 마련한 것은 물론 그동안 경제.사회 분야가 중심이 돼온 남북관계를 정치.군사분야로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또 ‘전쟁시기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사람들’의 생사확인 문제를 남북 적십자회담에서 계속 협의.해결키로 함으로써 이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

◇ 정치.군사 분야 = 남북은 공동보도문 2항에 ‘한반도의 공고한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며 6.15 시대에 맞게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실천적인 방도들을 적극 모색하기로 하는 한편 군사 당국자 회담이 개최돼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 한다’고 명시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를 본격 협의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는 궁극적으로 정전협정 체결 당사자인 북한.미국.중국을 포함한 다각적인 협의를 통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한반도 평화의 가장 중요한 당사자인 남북이 먼저 이 문제에 대한 논의에 착수함으로써 사전 정지작업을 벌일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한 셈이다.

또 남측은 회담기간 남북관계가 평화와 공동번영의 새로운 관계로 나가기 위해서는 핵문제 해결과 더불어 한반도의 군사적 위협해소가 시급한 과제임을 강조하는 한편 이를 위한 실천적인 방도를 모색하기로 합의하고 그 이행 수단도 확보했다.

‘군사 당국자 회담이 개최돼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는 게 그 것으로 남측은 앞으로 이를 통해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15차 장관급회담에서 합의됐지만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남북 장성급회담의 개최도 앞당기는 것은 물론 국방장관간 회담에 대한 기대도 낳고 있다.

남북은 이 밖에 보도문 1항을 통해 남북관계에서 일체 체면주의를 버리고 실용주의적 입장에서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실질적으로 도모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해 나가기로 합의, 남북관계를 새롭게 발전시켜 나가자는 쌍방의 의지를 확인했다.

남측 회담 대표이자 대변인인 김천식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체면주의가 체면 때문에 아무 것도 못하는 것을 말하는 데 이를 버리자는 것이 실용주의다”라면서 “실사구시, 실용주의로 나가자는 뜻”이라고 소개했다.

◇ 경제.사회.문화 분야 = 남북은 경제협력의 장애를 제거하고 투자 및 유무상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경협 확대의 필요성을 인식해 그동안 ‘남북사이의 투자보장에 관한 합의서’와 ‘남북해운합의서’ 등 13개 합의서를 체결, 발효시켰고 남북경협도 꾸준히 발전시켜왔다. 교역액도 2000년 4억3천만달러에서 올들어 지난 7월까지만 5억8천만달러에 이르는 등 큰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경협추진 과정에서 ▲법.제도 해석상의 차이 ▲각종 세부규정 미비 ▲투자환경의 차이 등으로 각종 장애 요소들이 발생, 이를 해소할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최근 금강산관광을 둘러싼 현대그룹과 북측간 갈등과 개성관광에 대한 북측의 태도 돌변 등 경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을 계기로 이를 체계적으로 해결할 만한 제도적 장비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남북은 이번 합의를 계기로 남북경협 추진 과정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해 실질적으로 확대.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게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은 앞으로 경제협력추진위원회와 각급 실무회담 등을 통해 이들 문제를 포함해 제반 문제들을 협의.해결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개성공단 2단계 개발, 임진강 수해방지와 과학기술, 보건의료 등 협력 사업도 추진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특히 보건의료 분야 협력은 그동안 일회적이거나 산발적으로 이뤄져 지속성과 체계성을 확보하기 어려웠지만 이번 합의를 계기로 체계적인 협력이 이뤄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김 국장은 “보건의료 분야 협력 문제가 당국간에 합의되기는 처음”이라면서 “어떻게 할 것인 가는 실무협의를 열어 해결하기로 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 인도주의 분야 = 지난 8월 처음으로 이뤄진 화상상봉 행사를 올해안에 두 차례 더 실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화상상봉이 정착단계에 들어서는 것은 물론 정례화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와 함께 이산가족 상봉도 11월초에 이뤄진다.

특히 ‘전쟁시기 생사를 알 수 없게된 사람들의 생사확인’ 문제를 적십자회담에서 계속 협의.해결해 나가기로 함으로써 그동안 큰 진전을 보지 못했던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남북은 지난 달 제6차 적십자회담을 통해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전쟁시기 이후 생사불명자(납북자)’를 의제화하는 데 북측이 강력히 반대해 결실을 보지 못했다.

이 밖에 제17차 장관급회담을 12월 13∼16일 제주도에서 열기로 함으로써 남북관계를 총괄.조정하는 장관급 회담의 정례화를 더욱 다질 수 있게 됐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