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미사일 발사 김정은에게도 도박이다

북한은 1일 국제사회의 일관된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예고했다. 북한 우주공간기술위원회가 밝힌 발사 예정일은 오는 10∼22일 사이다. 지난 4월 광명성3호를 발사했던 평북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남쪽으로 발사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은 자체의 힘과 기술로 제작한 실용위성 ‘광명성 3호’ 2호기라며 실용위성 발사시험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동맹인 중국마저 탄도미사일과 로켓 발사를 금지한 안보리 결의를 지키라고 촉구하고 있다.  


북한은 1998년 8월 ‘대포동 1호’ 이후 네 번에 걸쳐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해왔다. 우리 정부를 포함해 관련국들은 북한의 실용위성 탑재 주장과 무관하게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로 쓰일 수 있는 로켓 발사 실험은 모두 불법이라고 본다. 이 시간에도 공공연하게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북한에게 국제사회가 핵탄도미사일에 이용되는 기술을 허용할 리 만무하다. 유엔 안보리는 이 때문에 미사일 관련 결의안을 통해 대북제재 수위를 계속 높여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 자동으로 안보리가 소집돼 추가적인 대북제재안을 마련할 것이다. 한국 정부는 기존 결의안이 북한을 제어하는 데 한계가 분명한 만큼 좀 더 강력한 내용을 담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이처럼 밖에서 보면 별로 득 될 것 없이 보이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김정은은 기어코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인민 경제의 회복 기미가 없고, 군부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정책으로 불만이 확산될 수 있는 시점에 미사일 발사가 내부를 재정비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권력 유지에 필수적인 수단이라는 것이다.  


김정일 시대에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가 부분적인 대외협상 촉진제 역할을 한 적도 있지만 결국 북한에 대한 불신과 고립을 키워 왔다. 김정은 시대에는 이러한 부정적 외부효과가 더욱 커질 뿐만 아니라 부정적 내부효과마저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한국 대선은 차제로 치더라도 미사일 발사가 또 실패할 경우 김정은의 리더십에 회의적인 시각이 내부에 확산될 공산이 크다. 이러한 회의적인 시각을 잠재울만한 능력이 그에게는 아직 부족하다. 국제사회가 풀어 놓을 제재 보따리도 예전처럼 그저 그런 것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미사일 발사는 김정은에게도 정치적 도박일 수밖에 없다.       


한 가지 우려스러운 것은 북한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김정은이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강도 높은 도발을 이어갈 경우 3차 핵실험도 가시권에 들어올 수 있다. 김정은이 남북관계나 미북관계를 희생시키면서 내부 권력장악에 필요한 도발에만 올인하는 우(遇)를 범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은 단호하면서도 지혜롭게 한반도 위기관리를 해나가야 하겠지만 결국 도발의 부메랑은 북한 김정은을 향할 것이다. 북한의 전매특허인 벼랑 끝 도발과 버티기도 그 유용성이 다한 느낌이다. 이제 더 이상 시간은 북한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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