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北인권 정책이 탈북자 美 망명 부른다”

▲ 외교공관 앞 공안과 대치한 탈북자들(사진은 본 내용과 무관)

중국 선양(瀋陽)주재 한국 총영사관의 보호를 받고 있던 탈북자 4명이 담장을 넘어 이탈, 미국 총영사관에 진입해 망명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 5일 미국에 6명의 탈북자가 미국에 망명한 이후 벌어진 사건으로,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노예노동과 땅굴생활, 인신매매, 강제북송 등의 수난을 겪고 있는 탈북자에게 미국공관 진입이 곧 미국행이라는 희망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미국정부의 이번 사건 처리결과에 따라 향후 중국과 동남아 등지의 미 외교공관에 진입하는 탈북자의 숫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로 인해 빚어질 여러 가지 외교적 마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8천 여명의 탈북자들이 한국으로 입국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탈북자들이 한국외교공관의 보호시설까지 이탈하며 미국행을 갈망하고 있을까, DailyNK는 미국행에 대해 탈북자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한국은 탈북자가 살기 힘든다” 생각

2003년 8월 몽골을 통해 입국한 탈북자 김현호(38세, 가명)씨는 “나와 함께 입국한 탈북자들도 아지트를 탈출해 몽골 주재 미국 대사관 진입을 시도했던 적이 있다”고 밝혔다.

당시 미국행 결심에 대해 김씨는 “먼저 남한에 입국한 친구로부터 ‘한국은 일자리도 없고, 살기가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미국으로 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때 한국대사관의 충고로 미국행은 무산됐지만, 그때도 여건만 됐으면 갈 수도 있었다”고 말하고, 그 여건에 대해서는 대답을 피했다.

2003년 입국한 탈북자 김영수(43세, 가명)씨는 “탈북자들은 중국에 머물면서 여러 소식통을 통해 미국행을 결심하게 된다”며 “중국에서 VOA(미국의 소리방송)와 RFA(자유아시아방송)를 통해 미국에 대한 정보를 얻기 때문에 그곳으로 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대북정책, 탈북자 정책 불신

백두한라회 회장 김은철씨는 “국내 입국 탈북자들은 북한인권과 탈북자 문제에 대한 정부정책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으며, 이번 미국 영사관에 진입한 탈북자들도 그런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회장은 “현 정부는 탈북자들의 북한인권실상에 대한 증언을 달가와 하지 않는다. 정부의 대북지원도 김정일 정권만 살려주는 정책으로, 대부분의 탈북자들이 이를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중 탈북자들이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과 탈북자 정책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그는 “요즘 탈북자들은 남한에 먼저 입국한 탈북자들의 가족과 연계된 사람들이 많아 한국정세에 대해 잘 아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일 탈북자 6명의 첫 미국망명 소식이 전해진 후 미국행을 원하는 재중 탈북자들의 움직임도 미국행이 가능한 루트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본 루트로는 유엔고등난민판무관실(UNHCR)이 있는 태국 등으로 행선지를 바꾸고 있으며 미 망명을 주선하는 탈북자 지원단체들을 물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hyj@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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