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러시아 파견 보위원 평양 소환…비극 후 가족은 추방”

지난 6월 러시아 우수리스크에 건설되고 있는 빌딩, 북한 노동자들이 안전장구 없이 건물 난간에서 작업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러시아에서 해외 파견 근무를 해온 국가보위성 소속 보위부 하급 관리가 지난 7월 말 평양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고 평양 내부 소식통이 8일 전했다. 

북한에서 일반인도 아닌 정보기관 근무자의 자살은 체제에 대한 정치적 불만과 도전으로 간주돼 남은 가족까지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보위부 하급 관리는 동대원구역에 거주했고, 귀국 전에는 7년 가까이 러시아에서 해외 파견 노동자를 관리했다.

평양시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에 자살로 사인이 드러나자 보위성은 가족에게 ‘그동안 외국 맛도 보면서 당의 은혜를 받고 살아왔는데 배은망덕한 짓을 했다’는 등 거친 비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가족들은 보위원의 시신을 발견하고 본부에 연락해 심장마비로 보인다고 전달했으나, 시신을 검사해 약물에 의한 자살로 최종 판명했다”고 말했다. 자살 사건 발생 직후 가족은 양강도 김형권군(과거 풍산군) 파발리 산골 마을로 추방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해당 보위원은 러시아 파견 이전에도 중국 등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고, 평소 일을 노련하게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보위원은 사망하기 전 귀국해 이틀 정도 출퇴근 조사를 받았고, 가족들에게는 별 말이 없어 평양으로 소환된 이유에 대해서는 주변에서도 파악하지 못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이 사건의 내막을 알고 있는 보위부 관계자를 통해 최초 이 보위원이 직무태만과 관리 부실로 소환됐지만 현지 조사와 심문 과정에서 도에 넘는 뇌물을 받고 노동자들의 비사회주의적 행태를 용인했다는 점을 추궁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국가의 이익을 무시하고 뇌물을 받고 노동자들의 외출을 숨겨주는 등 여러 가지 상황들이 무리하게 겹쳤다”면서 “자본주의 황색바람에 단단히 물들어 사상이 변질됐다는 비난까지 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가족 전체가 관리소(정치범수용소)로 갈 가능성이 컸는데 가족은 지방으로 쫓겨가는 것이 됐다”면서 “가족을 생각해서 그런 행동(자살)을 했거나 본인이 당할 일이 너무 커서 그랬을 수도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