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힐 방북추진 때 美인권특사 동행 합의”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지난해 9월 북핵 6자회담 공동성명에 합의한 후 11월 북한 방문을 추진할 때, 북한은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특사의 동행에도 동의했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5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러나 미국이 “성의(good faith)”의 표시로 원자로 가동 중단을 거듭 촉구했으나 북한이 이를 거부해 힐 차관보의 방북이 무산됐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달 워싱턴을 방문했던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장관이 인터뷰에서 이를 “잃어버린 기회”라고 부르며 “힐 차관보의 방북이 성사됐으면 핵문제 해결을 위해 더 나은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당시 미국이 북한에 대해 “잠깐(briefly)” 원자로 가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으나, 이 잠깐이 힐 차관보의 방북을 전후한 기간을 가리키는 것인지, 아니면 공동성명 발표 후 힐 차관보가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공동성명에 합의한 만큼 원자로를 계속 가동할 필요가 있느냐”며 공동성명 이행 의지 표현으로서 요구했던 중단을 의미하는 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당시 외교가에선 딕 체니 미 부통령이 힐 차관보의 방북 추진에 대해 “원자로 가동 중단”을 받아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신문은 또 북한 위폐문제에 따른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는 수년전 콜린 파월 국무장관 시절, 파월 장관과 당시 리처드 아미티지 부장관이 “강경파의 압박 때문에 북한의 불법 거래 방지 대책을 범정부적으로 세우도록 했던 것”이 방코 델타 아시아에 대한 제재조치로 결실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 은행을 ‘돈세탁 우선우려’ 대상으로 지정, 애국법 311조에 따라 미국의 모든 금융기관에 대해 이 은행과 거래를 금지하는 절차를 밟고 있지만, 전 세계 다른 많은 은행들도 같은 조치를 당할까봐 북한과 거래를 줄이는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신문은 북한 핵문제가 이란의 핵문제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바람에 “실종”되고 있다며,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더라도 해결 전망은 희박한 것으로 전.현직 미 정부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고 전했다.

6자회담에 회의적인 한 최고위급 관계자와 다른 관계자들은 미 행정부의 강경파의 협상파 견제설을 부인하며, 북핵문제의 교착은 “미 행정부의 부상 때문이라기보다는 북한의 잠수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북한의 9월 공동성명 합의는 ” 전략적 결단이 아니라 전술적인 것이었다”며 북한이 외부압력 완화 등을 위해 6자회담은 유지하면서 “지연전술을 통해 원치않는 선택, 즉 핵무기 포기 선택은 회피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이제 핵심은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포기 결정을 강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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