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 당분간 도발 가능성이 낮아보인다고 일본을 방문중인 정부 고위당국자가 17일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향후 북한의 군사도발 가능성에 대해 “이번에 또 도발한다면 우리측에 의해 확실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점을 북한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군이 최근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우리가 계속 지켜보고 있으니 함부로 도발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주려는 차원”이라며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3월 위기설은 늘 있어왔던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3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것은 다른 얘기”라며 “핵은 미국을 상대로 한 것이어서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대화 전망에 대해 “앞으로 키 리졸브 훈련이 있는데다 북한으로서는 2월 김정일 생일에서부터 4월 김일성 생일까지가 일종의 축제기간이어서 당분간 ‘쿨링 타임'(냉각기)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가 무작정 시간을 석달, 넉달 끌자는 게 아니며 북한이 남한과 핵문제 등을 대화하겠다고 나선다면 이에 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또한 북한군이 작년 군사비행훈련을 진행하다 여러대의 전투기가 추락했다고 설명하며 “우리측도 추락사고가 있었지만 북한측은 그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중순 한미 연합훈련 기간 북한 공군 전투기 1대가 추락한 사실이 공개된 적이 있으나 여러 대의 전투기가 떨어졌다는 정보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당국자는 “연료가 충분하지 않고 훈련횟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남한 훈련에 맞대응하기 위해 많은 훈련을 하다 보니 사고가 많이 난 것으로 안다”고 분석했다.
특히 “남측이 훈련을 실시할 경우 북한측으로서는 맞대응 성격의 훈련을 실시할 수밖에 없는데, 현 상황에서는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며 “특히 지하갱도로 들어가 훈련을 하다 보니 북한군으로서는 고통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측이 연평도를 공격당했지만 북한도 우리측에 의해 사상 처음으로 본토를 공격받아 충격이 컸을 것”이라며 “다만 북한측의 정확한 피해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 제재와 관련해 “북한이 올 들어 무기나 군수관련 물품을 수출하려다가 적발된 사례가 몇 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일부 국가들이 유엔 안보리에 보고했으나 이를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삼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금융제재의 경우 과거 방코델타아시아(BDA) 사태 때처럼 직접 계좌를 동결하는 것은 없지만 해외 계좌거래가 상당히 제약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에 대해 “중국이 UEP문제를 6자회담에서 다루자며 안보리 회부에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미국이 조만간 안보리와 관련해 액션을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 당국자는 김정일 위원장의 차남인 김정철이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의 공연을 관람한 사실이 드러난 데 대해 “싱가포르 방문이 누설된 것을 보면 북한 권력 내부가 조심스럽게 조율되고 있지 않은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당국자는 김정은의 방중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은 항상 있다”며 “방중한다면 국가의 공식적 타이틀을 갖고 갈 가능성이 있지만 당대당 교류 차원에서 지금 타이틀 그대로 갈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국방위 부위원장 임명설은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북 식량지원 문제와 관련해 그는 “추후 세계식량계획(WFP) 등의 북한 내부조사결과를 보고 상황을 판단할 것”이라며 “내년 강성대국 건설에 대비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일 수도 있으며 중국의 밀 작황이 좋지 않아 중국으로부터 사들이거나 지원받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해 미리 비축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대북 식량지원이 차단되면서 오히려 북한의 시장기능이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며 “아사자도 더 나오지 않고 있고 비록 돈이 들더라도 쌀은 구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군이나 공공부문의 배급이 안돼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