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계 5029, 북한 현실과 동떨어져”

한국과 미국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유고와 같은 북한의 `급변사태’를 상정해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작전계획 5029’는 “북한의 현실과 동떨어진 발상”이라고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이 이달초 국회 국방위원회(위원장 김학송)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밝혔다.

정 연구위원은 월간 ‘군사세계’ 1월호에도 기고한 이 보고서에서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작계5029의 부활 문제”가 뜨거운 이슈가 됐으나 “작계 5029가 상정하는 상황의 발생 가능성과 대응 방안이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계 5029가 상정하는 ‘급변사태’에는 군사쿠데타, 주민폭동으로 인한 내전, 핵.생화학무기 등에 대한 북한 정권의 통제력 상실, 대량 탈북사태, 북한내 한국인 인질사태, 홍수.지진 등 대규모 자연재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하고 “비군사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도 군사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북한이 비록 경제적으로는 매우 열악한 상황이지만 117만명의 대군을 갖고 있는데, 아프리카 후진국의 대규모 자연재해 발생 때 하는 것처럼 (외부에서) 군사적 개입을 고려하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

그는 “작계 5029는 자칫 전면전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는 위험한 내정간섭 요소가 있다”며 “만약 북한에서 쿠데타나 주민 무장폭동이 발생했을 경우, 한미가 군사적으로 개입한다면 이는 ‘흡수통일을 위한 북침’으로 간주돼 자칫하면 전면전으로 비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그는 “북한 정권의 특성상 군대에 대한 당의 통제가 확고하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북한 정권이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지적하고 “설령 그런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을 통해 문제 해결을 모색하는 것이 한미간 작계 5029보다 한국에 더 적은 위험부담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북한 급변사태론은 1990년대 중반의 북한붕괴론이 가졌던 오류를 거의 그대로 반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성급한 급변사태 논의는 북한의 강력한 반발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우리 정부의 향후 정책과제로 “북한군을 확고히 장악하고 있는 김정일의 생존시 6자회담을 통해 최소한 북한 핵폐기의 로드맵까지 도출해야 한다”며 북한의 핵무기 폐기와 북미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의 목표 연도를 2011년까지로 제시했다.

“한국과 미국의 경우 2012년에는 대선이 있기때문에 그해 여름부터는 북핵 문제의 동력이 약화될 수 있고, 북한은 2012년까지 경제강국을 통해 강성대국의 문을 열겠다는 입장이어서 남북한과 미국 모두 2011년까지 이해관계를 같이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향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통해 북한군의 감축을 이뤄내는 것이 선결과제”라며 “동서독도 군사통합 과정에서 실질적으로는 서독군에 의한 동독군의 흡수통합이었지만 형식적으로는 ‘합의통합’의 방식을 거친 점에 유의, 남북 군사대화의 제도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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