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벗들이여 ‘요덕스토리’ 첫주가 밝았다

‘요덕스토리’의 주(週)가 밝았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실상을 소재로 한 뮤지컬 ‘요덕스토리’가 드디어 오는 15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요덕스토리’는 의지와 양심의 튼실한 씨앗이 피어나 자란 눈부신 꽃이다.

작품을 만든 정성산 감독은 그 자신이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가던 도중 탈출하였으며, 자기 때문에 수용소에 끌려간 아버지가 돌팔매질로 공개처형을 당한 아픔을 안고 있다. 정 감독은 아버지를 위해 ‘요덕스토리’를 만들었으며, “마침내 정치범 수용소가 완전히 해체되는 것이 뮤지컬의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배우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북한의 진실을 알리겠다는 일념으로 정 감독과 고락을 함께 했다.

‘요덕스토리’는 압력과 협박의 비바람에도 줄기를 곧게 세워 피어난 기특한 꽃이다.

북한 정권과 그 하수인들은 이 뮤지컬이 무대에 올려지지 못하도록 정 감독을 협박했다. 햇볕정책에 눈먼 일부 ‘정신적 탈선자’들도 이에 합류했다. 정 감독의 휴대폰에 살인협박 문자메시지가 날아들고, 애초에 막을 올리기로 했던 극장이 돌연 대관(貸館) 불가 의사를 전해오는가 하면, 투자를 약속했던 사람들도 무언가에 짓눌려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작품의 내용을 완화(?)시켜 줄 것을 요구한 정부관계자도 있었다고 한다.

‘요덕스토리’는 격려와 성원의 대지에 뿌리내려 더욱 곱게 피어난 꽃이다.

애초에 요덕스토리는 “내 심장을 팔아서라도 이 공연을 무대에 올리겠다”는 정 감독의 의지가 씨앗이었다. 그의 어려움이 전해지자 각계에서 따뜻한 인정이 모여들었다. ‘요덕스토리’를 지지하는 인터넷 카페가 생겨나 “꼭 보러 가겠다”는 응원이 줄을 이었고, 많은 언론이 격려의 말을 전했다. 후원계좌에는 도처의 쌈짓돈이 답지하고, 장롱 속에 고이 간직하고 있던 금가락지를 들고 오신 할머니가 계셨으며, 수년간 구두통에 모아두었던 돈을 말없이 눈물 흘리며 전해준 할아버지도 계셨다. 그 사랑으로 ‘요덕스토리’는 다시 날개를 달게 되었다.

‘요덕스토리’는 2천만 북한 인민이 가슴 설레며 기다리고 있을 피와 눈물의 꽃이다.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자유, 정의, 민주, 진보, 사랑, 희망, 통일, 열정, 승리를 노래했지만, 지금 바로 우리의 지척에서 고통 받고 신음하는 2천만 동포의 자유, 정의, 민주, 진보, 사랑, 희망, 통일, 열정, 승리를 노래한 문화예술인은 드물었다. 일말의 반항조차 생각할 수 없는 동토(凍土)에 얼어붙어 있는 우리 형제들은 참으로 외로웠고 힘들었다. 혹은 지쳤다.

이러한 때 꽃을 피운 ‘요덕스토리’는 우리 동포 형제들에게 새 삶의 용기를 샘솟게 할 것이다. 15일 밤, 이불을 둘러 쓰고 대북 라디오 방송을 몰래 듣던 북녘의 어느 형제는 ‘요덕스토리’의 개막 소식을 접하고서 “이제야 이 땅의 진실을 알리는 극이 무대에 올랐구나” 하며 얼싸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릴 것이다.

사실 ‘요덕스토리’는 북한의 진실을 알리기에 한없이 미흡할지도 모른다. 170분짜리 뮤지컬에 북녘 수용소의 길고도 잔인한 고통을 어찌 다 담아낼 수 있으랴. 따뜻한 공연장의 푹신한 관람석에 앉아 공연을 지켜볼 우리가 북녘 수인(囚人)들의 끔찍한 아픔을 어찌 다 느낄 수 있으랴. 그 작은 무대 위에 2천만의 비극과 아비규환의 참상을 어찌 다 올려놓을 수 있으랴.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기 전에는 한없이 부족할 것이나, 그래도 가자.

2천만 동포 형제의 고통과 아픔, 비극과 참상을 조금이나마 목도하기 위해 가자. 보고 느끼고, 실천으로 화답하자. 양심이 있는 자 뜨거운 양심으로 북한을 노래하고, 지성을 갖춘 자 참된 지성으로 진실을 전해, 바야흐로 북녘 땅에 해방의 메아리가 요동치게 되리니, 양심과 지성의 표를 손에 손에 쥐고 벗들이여 만나자. 뮤지컬 ‘요덕스토리’가 막을 올리는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우리 만나자.

오늘, 우리가 인간이게 하자.

곽대중 논설위원 big@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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