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앗아가는 정권 오래가기 어려울 것”

북한의 후계자 김정은은 지난 4월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중 46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04년과 2005년에는 김정일이 100위 안에 랭크되는 등 북한 최고지도자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은 뜨겁기만 하다.


하지만 정작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한국 국민들은 ‘북한문제’와 ‘통일’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통일이 굳이 필요한가?’라는 답변의 비율이 매년 높아지고 있다.


또한 1994년 동국대학교에서 최초의 북한학과가 생겨난 이후 ‘북한 전문가’ 육성을 목표로 명지대·고려대·관동대·선문대 등에서 북한학과가 개설됐지만 현재는 고려대와 동국대를 제외하고 모두 통·폐합 됐다. 학과 경쟁력 차원의 문제도 있지만 매년 반복되는 ‘인원 미달’ 등도 영향을 미쳤다. 이 또한 북한 문제에 대한 젊은 세대의 무관심을 드러내주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반대로 한국에 유학을 온 외국인 학생들은 대부분 북한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이들은 대학 수업이나 기타 활동을 통해 북한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어 한다. 자원봉사 형태로 북한인권운동에 뛰어든 학생들도 많다.


그러나 실제 이들이 북한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이들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한국인들이 “북한 문제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외국인 유학생들이 생각하고 있는 한반도 통일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데일리NK는 대학생 인턴기자들과 외국인 대학(원)생 10명이 ‘통일’과 ‘남북문제’를 주제로 나눈 대화를 소개한다.



-남북통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김 올가(이하 올가·키르기스스탄·24) : 한국은 통일하면 어려울 것 같지만, 통일이 되면 좋을 것 같아. 만약 내가 한국에서 유학하는 중에 통일이 된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 불쌍한 북한 사람들이 다른 세상과 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야.


김 아르쫌(이하 아르쫌·러시아·23) : 잘 모르겠지만, 아직 남북 이산가족이 있으니까 서로 빨리 만났으면 좋겠다.



쩨르치즈스키 표도르(이하 표도르·러시아·24) : 하지만 한국사회가 탈북자들을 포용하지 못하면 통일 후에 북한 주민들 또한 적응하기 힘들거야. 그러면 혼란이 있겠지. 때문에 탈북자들을 통해서 북한에 정보를 유입시켜야 하고 그러한 방법을 통해 북한 주민들을 계몽해야 한다고 생각해.


후쌈 케탑(이하 후쌈·모로코·20) : 대부분 남한 사람들은 북한사람들을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한국전쟁은 북한 정부가 잘못한 거야. 북한 주민들은 희생자일 뿐이고. 통일에 대해서도 남한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 무엇보다도 국토 면적이 넓어지니까.



남 막심(이하 막심·키르기스스탄·20) : 맞아. 통일은 남한에 분명 도움이 될 거야. 남한에는 실업률 문제도 심각한데, 통일이 이런 문제들을 어느 정도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해. 그런데 후쌈은 남북이 통일될 수 있다고 생각해?


후쌈 : 응. 언젠가는.


오샨(이하 샨·중국·24) : 나도 확실치는 않지만, 통일이 되기 위해서는 북한이 시장 경제를 도입하고 개방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해.


빅토르 티안(이하 빅토르·우즈베키스탄·25) : 그래. 남북 친선도모 행사를 더 많이 개최해야 돼. 예전에 북한 미녀응원단이 방한한 일이나 그리스 올림픽에서 남북이 함께 한반도 국기를 흔들면서 입장하던 것 기억나? 앞으로 태권도와 같은 스포츠 사업 공동 유치 등을 통해 서로 함께 할 수 있는 점을 찾는 노력도 필요해.


막심 : 나는 통일의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이야. 김정일 정권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잖아.


후쌈 : 아니야. 조만간 김정일 정권과 그들을 지지하는 세력들은 카다피 처럼 죽음을 맞게 될 수 있어.



아푸바 무커지(이하 아푸바·인도·24) :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적다고 보는데. 통일을 위해서는 북한 주민들도 손 놓고 있어서는 안돼. 그들도 어느 정도 기여를 해야 한다고 봐.


-북한 민주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후쌈 : 우리는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잘 모르지. 하지만 개인의 자유와 모든 것을 앗아가는 정권에 대해 오랫동안 충성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 문제가 반드시 일어날 거야.


가리티 부시(이하 가리티·미국·21) : 북한 문제는 중국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해. 중국이 북한을 지지하고 있는 한 북한 붕괴는 어려울 것 같아.


아핏 나라완트(이하 아핏·인도·24) : 북한 민주화는 좀 힘들지 않을까? 독재정권이 버티고 있는데 민주화가 쉽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한국 정부가 더 힘써서 개혁 개방 정책을 이끌어야 해. 하지만 그렇다고 ‘민주화’가 북한 주민들에게 유일한 방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민주화와 자본주의를 무조건 선한 것으로 인식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봐. 북한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정치체제가 대안이 돼야한다고 생각해.


-그렇다면 아핏은 북한 민주화 말고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핏 : 북한 주민들이 자유롭게 살 권리와 인권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 하지만 즉각적인 민주화와 자본주의가 북한 주민들이 진짜 원하는 것일까? 북한주민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있는 대안을 한국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해.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남한의 입장에서 생각한 방안일 뿐이야.


-대북지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빅토르 : 난 찬성이야. 천안함, 연평도 사건도 북한 당국이 수행한 것이지 주민들이 한 것은 아니잖아. 주민들에게는 지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


샨 : 북한이 사과할 때까지 마냥 기다릴수는 없다고 봐.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북에 대한 지원도 조만간 재개돼야 한다고 생각해. 연평도, 북한이 천안함 포격사건에 대해 사과한 후 대북지원이 돼야 한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어. 하지만 북한이 사과할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평생 대화와 지원을 하지 않을 계획인 건가?


후쌈 : 그 말이 맞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지원이 제대로 가지 않는 것도 사실이잖아.


올가 : 맞아. 그것이 문제야. 과거 한국정부가 북한 주민들에게 식량을 보내기는 했지만 실제로 주민들에게 얼마나 식량이 갔는지는 모르지.


아르쫌 : 대북식량 지원은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 하지만 나는 북한 주민들이 불쌍하니까 당연히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해.


아푸바 : 대북식량지원 문제는 정치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 북한이 먼저 사과하면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면 남북이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 서로가 먼저 자존심을 버려야하지 않을까?


– 북한, 정말 어려운 나라잖아. 지금 북한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해?


표도르 : 일단 한국 사람들이 북한 인권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 2009년에 북한 인권을 주제로 자료를 수집한 적이 있어. 그때 위키백과에서 검색을 했는데 영어·러시아어 등 다른 언어로는 자료들이 나왔지만 한국어만 없었어. 이것은 곧 한국의 문제 아닌가? 이해할 수 없었지.



가리티 : 동의해. 외국인 친구들에게 북한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면 대부분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여. 그런데 한국친구들에게 북한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면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였어. 외국인이 북한에 관심을 갖는 것이 그렇게 이상한가?


후쌈 : 난 생각이 달라. 외국친구들 보다는 한국친구들이 북한에 관해 이야기할 때 더 열정적인 것 같아. 북한에 필요한 것은 북한 주민들에 의해 선출된 새로운 지도자라고 생각해. 새로운 지도자는 무엇보다 국민들의 자유를 위해 노력해야지. 교육, 의료 등 많은 부분에서 국민들을 위해 일 할 줄 알아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