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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전단(삐라)을 살포하고 있는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과 납북자가족모임(대표 최성용)은 5일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해 삐라 살포 자제를 요청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제안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박상학 대표, 최성용 대표와 면담을 갖고 “여러분의 대북 충정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날 면담은 박 대표가 지난 2일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서 “삐라 살포가 남북관계 경색의 가장 큰 원인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대북단체와 즉각 대화에 나서겠다”고 말한 지 3일만에 이뤄진 것이다. 전단 살포 문제가 현재의 남북관계 악화에 더욱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적극적인 중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우리 헌법 어디에서도 여러분의 활동을 막는 규정이 없긴 하지만, 지금 북한에서는 (삐라 살포를) 엄청나게 트집 잡고 남북관계 경색의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는 식으로 선전하고 있다”며 “여러분이 하는 일이 못마땅하고 옳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어차피 우리는 북한을 안고 살아가야 할 형편이기 때문에 더 큰 목적을 위해 자제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두 단체 대표들은 이에 대해 “한나라당과 정부의 권유에 따라 대북 전단 살포를 당분간 자제하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지켜보기로 했다”며 “그러나 우리의 이러한 결정은 북한의 대남협박이나 남한 내 친북좌파 세력의 방해 공작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박상학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북 삐라 살포는 하루, 이틀 전에 시작한 것도 아니고 남북관계를 파탄시키기 위해서했던 것도 아니다”며 “회원들이 5천원, 1만원씩 모아서 보낸 것인데, 민주당에서는 매국단체로 몰아가기까지 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박 대표는 이어 “북한 주민에게도 알 권리 있다”며 “우리는 대북 삐라 살포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당분간 사태를 지켜보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치권 내 갈등에 이어 최근 임진각에서 전단 살포 단체와 이를 저지하기 위한 좌파단체 회원들간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전단지 살포 문제는 심각한 남남(南南)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