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날라리풍’ 리설주, 초상휘장에 한복 차림, 왜?



노동신문이 15일 공개한 ‘광명성 4호 발사 환영 연회’ 사진에서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왼쪽 끝)가 ‘김정숙 저고리’를 연상하게 하는 저고리를 입고 초상휘장(하얀 원)을 착용한 채 등장했다. / 사진=노동신문

북한 노동신문이 15일 공개한 ‘광명성 4호 발사 환영 연회’ 사진에서 미니스커트 등 일명 ‘자본주의 날라리풍’ 패션을 뽐내던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가 단정한 저고리를 입고 초상휘장(배지)을 착용한 채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12년 7월에 북한 매체에 공식 등장한 리설주가 그동안 친(親) 인민적인 사회주의 기풍에 걸맞지 않게 화려하고 호화스런 옷차림을 한 것과는 상반된 이례적인 행보다.

이와 관련, 리설주는 지난해 6월 25일자 노동신문에 실린 김정은의 신축 순안비행장 현지지도 사진에서는 초상휘장이 아닌 화려한 브로치를 착용한 채 등장하기는 등 화려한 신식 옷차림을 선호해왔다. 

이는 젊은 유학파 지도자 부인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였지만, 막상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사치를 즐기는 취향을 너무 드러낸다” “국모로서 체모(體貌·몸가짐)에 문제가 있다”는 등 거부감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관련기사 바로 가기=“초상휘장 未착용 리설주, 자본주의 날라리풍 조장).

따라서 리설주의 이번 ‘이미지 변신’은 사치스러운 퍼스트레이디라는 오명을 탈피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또한 리설주가 저고리를 입은 것은 ‘혁명의 어머니’로 불린 김정숙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가적인 행사나 대규모 예술 공연이 있을 때면 북한 여성들이 ‘어머님 치마저고리’라면서 김정숙과 유사한 옷차림(붉은 저고리 등)을 한다는 게 탈북민들의 전언이다.



▲붉은색의 ‘김정숙 저고리’를 연상하게 하는 저고리를 입고 초상휘장을 착용한 채 연회에 참석한 리설주. / 사진=노동신문

한 고위 탈북민은 데일리NK에 “북한은 이번에 리설주가 참석한 연회를 두고 ‘김정은의 교시와 당의 방침을 옹위해 위성을 하늘로 쏴 올렸다’고 선전하는 등 ‘수령결사옹위정신’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면서 “이때 리설주를 통해 ‘사상의 어머니’ ‘친위전사’의 상징으로 여겨진 김정숙을 상기시킴으로써 주민들로 하여금 김정은의 방침을 철저히 관철해야 한다고 몸소 느끼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리설주는 그간 초상휘장도 달지 않은 채 값비싼 가방과 시계로 치장하는 것을 두고 ‘사치스럽다’ ‘날라리풍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많이 받지 않았나”라면서 “이랬던 리설주가 갑자기 초상휘장을 착용했다는 건 김일성과 김정일을 마음에 품고 살았던 김정숙을 의도적으로 형상화하기 위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리설주의 ‘김정숙 따라하기’가 계속된다거나 북한 여성들이 이 같은 움직임을 모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북한 전역에 미니스커트나 하이힐 등 자유분방한 옷차림이 보편화된 데다, 김정은 역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그늘로부터 탈피하기 위해 선대(先代)를 상기시키는 움직임은 지양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탈북민(2012년 탈북)은 “이번에 리설주가 김정숙을 연상시키는 옷차림을 했다고 해서 앞으로도 저고리만 입는 모습을 보이진 않을 것”이라면서 “놀이장이나 스키장 등 북한의 신식 문물을 선전해야 할 때는 당연히 리설주도 기존처럼 화려하고 자유분방한 옷을 입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리설주가 일종의 ‘이미지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어떤 자리에 가느냐에 따라 다양한 옷차림을 선보이면서 때에 맞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주민들에게 사상을 주입시킬 것이다. 아마 한동안 예전의 화려한 옷차림으로 돌아갔다가도, 다시 이번처럼 김정숙을 연상시키는 정갈한 모습으로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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