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가 착취 청산(?)한 북에는 수령착취 기승

▲ 평양선교피복공장 노동자들

5월 1일은 북한 노동자들에게도 중요한 기념일로 간주돼 하루 휴무가 주어진다. 1989년 평양시에 건설된 북한 최대규모의 능라도 경기장을 ‘5.1경기장’으로 부를 만큼 북한에서 5.1절에 대한 관심은 크다.

5.1절의 유래에 대해서는 북한 노동자들도 잘 알고 있다.

북한이 발행하는 조선말대사전에도 “1889년 7월 제2국제당 창립대회는 1886년 5월 1일 미국시카고 노동자들이 자본의 억압과 착취를 반대하여 파업과 시위를 벌린 것을 계기로 하여 매해 5월 1일을 노동계급의 연대성과 전투력을 시위하는 날로 기념할 것을 결정하였다”고 기술되어 있다.

북한 당국은 노동절을 앞세워 자본주의에 대한 적개심을 키우는 대신 북한식 사회주의가 노동자들의 권리를 잘 지켜주고 있는 것처럼 선전한다.

사실은 북한이야 말로 겉으로만 노동자를 위한 사회이지 노동착취가 매우 극심하다. 북한 노동자들은 한달 꼬박 출근해도 식량배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임금도 턱없이 적다.

지난해 11월 북측이 보내온 개성공단 북한근로자 월급명세서에 따르면 한달 월급이 각종 연장근무수당 및 휴일근무수당, ‘가급금’(보너스)를 포함해 북한 돈 7천원으로 나타났다.

이 돈을 암시장 환율인 1달러당 3천원으로 계산하면 2달러밖에 되지 않는다. 북한에서 혜택받는 사람들이 근무하는 개성공단이 이정도니 다른 기업은 말할 것도 없다. 그나마 공장가동률이 30%도 채 되지 않는다.

여러 혜택이 주어진다는 해외파견 근로자의 경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2005년 입국한 러시아 벌목공 출신 한 탈북자는 인터뷰에서 “5명이 한조가 되어 한달에 300㎡의 나무를 베어 내면 100달러가량 번다. 그러나 노임의 대부분을 ‘충성의 당자금’ 등 명목으로 거의 다 빼앗기고, 손에 쥐는 돈은 10~40달러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저마다 나가지 못해 안달이 나는 해외 파견근로자의 경우가 이럴 정도니 국내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실상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북한 내부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한달 급여는 약 4∼5천원 가량이다. 배급체계가 마비된 북한에서 이 돈을 가지고 장마당에서 1kg에 1천원씩 하는 쌀 5kg을 사면 바닥난다. 물론 탄광. 광산 등 유해노동 종사자의 경우, 이보다 좀 많은 월급을 받지만, 그들 역시 월급으로만 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자본가에 의한 착취관계가 청산된 북한에는 수령에 의한 착취관계가 형성됐다. 북한의 노동자들은 오로지 김정일 한 사람을 위해 생산활동을 벌인다. 북한 노동자에 의해 생산된 부는 김정일과의 관계를 기준으로 차별화되게 배분된다. 도시 노동자는 대아사기간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낳았다.

노동자들의 권익을 대표한다는 조선직업총동맹도 정관상 노동당의 정책을 관철하는 외곽단체로 되어 있다. 직업동맹은 노동자들을 당의 주위에 매어놓기 위해 운영하는 단체에 불과하다.

공장 지도일꾼들도 관료가 되어 노동자들을 부리게 된다. 지도일꾼들은 노동자들이 어려운 생활고에 시달리든, 말든 이들의 처우에는 관심이 없다. 오히려 노동자들의 생산활동에서 나온 수익금을 갈취하는 경우가 흔하다.

남한 입국 탈북자들도 “북한에는 배급안주고 쌀 안주는 일자리는 널려있다. 인민 보안성에서 노는 사람들을 강제로 공장에 나가 일하도록 단속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5.1절 이념은 과거에도 그랬지만, 기본은 노동자들의 생존권보장이다. 이번 5월 1일을 맞아 경남 창원시에서 남북노동계가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5.1절 남북 노동자 통일대회’를 벌이고 있다.

남북의 노동자들이 정치적 문제에 목소리를 내기보다 5.1절 기본 취지에 맞게 북한노동자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목소리를 합쳐야 한다.

노동자들에게 1차적 요구는 먹는 문제의 해결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북한 당국의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도록 북한 당국에 촉구할 의지가 없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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