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충성 바닥난 주민들 돌아서면 덤덤한 표정”

김정일의 사망 소식이 발표되고 하루가 지난 현재 북한 대내외 매체를 통해 공개되는 주민들의 모습은 김일성 사망 당시와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실제 주민들이 체감하는 ‘애도 분위기’는 이와 다르다는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며 김정일 체제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이 생각보다 깊게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극도의 슬픔에 휩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공개된 참배 장소를 비롯해 가정집 등 마을 곳곳에서 울음소리가 들렸을 만큼 대다수의 주민들은 그의 죽음을 마음속 깊이 애도했다고 한다.


북한 전역에 위치한 김일성 동상 앞에는 조문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당 조직이나 공장기업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조문을 한 것 외에도 자발적으로 수차례 조문을 했을 정도로 주민들은 진심으로 슬퍼했다. 개별적으로 동상을 찾아 매일 청소를 하는 주민들도 많았을 정도다.


그러나 김정일에 대한 애도 분위기는 이와 사뭇 다르다. 자발적인 조문보다는 조직화된 조문 행렬만이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처음 사망 소식을 접했을 때도 사람들의 반응은 덤덤했다고 한다. 19일 오후부터 김일성 동상 등에 조문을 온 주민들도 눈치껏 슬픔 표정을 짓는 경우가 많다. 지방 추모행사에서는 진심으로 슬퍼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눈에 띌 정도라고 한다. 


양강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어른이고 아이들이고 계속 (보천보전투승리)기념탑으로 올라가고 있다”면서도 “일부 모임에서는 울다가 실신했다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94년(김일성 사망) 때와 달리 너나 없이 대성통곡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김일성 사망 때는 누구나 통곡을 하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어 놀랍다”며 “울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덤덤해 하는 사람도 눈에 띈다. 주로 아이들이 기념탑에 올라가 큰 소리로 울고 있으며 어른들은 인상만 쓰고 있는 경우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함경북도 소식통도 “김일성 동상에 조문 온 사람들은 지켜보는 눈 때문에 눈물을 보이는 것 같다”며 김정일 사망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을 전했다. 다른 지역 주민들의 반응도 이와 엇비슷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인민반에서 조직하는 애도행사에 참가하는 주민들의 모습도 김일성 사망 때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자발적이고 진심이 느꼈던 김일성 사망 때 참배와 달리 지금은 대다수 주민들이 동상에서 돌아서면 무표정한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다만 추모기간 술을 마시거나 잔치 등을 벌이면 처벌되기 때문에 자제하고 있을 뿐이라고 한다. 한편 친척방문 등을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한 사람들이 화환을 준비해 입국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중국 창바이(長白) 현지 소식통은 “어제 오후 4시경 장백세관을 통해 8명의 사사 여행자들이 장사물건이 아닌 김정일을 추모하기 위한 꽃다발을 가지고 넘어갔다”고 말했다. 김일성 사망 당시에도 거액을 들여 화환을 준비한 여행자에게 영웅칭호가 수여된 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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