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자강도에서 생활고로 인해 부모와 다툰 한 20대 여성이 산에서 목을 매달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강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집 근처 야산에서 한 20대 체내(처녀)가 나무에 목을 매달아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우연히 나뭇가지를 줍던 아이들에게 발견됐는데, 그때는 이미 숨을 거둔 이후였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자강도의 대부분 군수공장에서 노보(노동보호)물자가 끊기거나 상당히 줄어들어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정들이 늘었다”면서 “이번에 산에서 목매달아 자살한 20대 체내(처녀)도 먹을 것 때문에 부모와 격하게 다퉜는데, 화를 참지 못하고 죽음을 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자강도는 군수 관련 공장이 몰려 있는 지역으로, 주민들은 탄약이나 포탄 등 군수물자 생산 대가로 받는 노보물자를 통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북한 전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시장화’ 추세에서 벗어나 있는 곳으로, 시장 활동을 통해 먹고사는 타 지역 주민들과는 달리 ‘중앙 공급’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대북 제재에 중국 정부도 동참하면서 무기생산과 관련한 부품 수입이 경색됐고, 이에 생산이 위축되면서 물자공급도 여의치 않아 생계에 타격을 입은 주민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희천공작기계 공장에서는 종업원들에게 생필 작업반에서 생산한 알루미늄 제품들을 내주면서 곡물과 바꿔먹으라고 했다고 한다”며 “하지만 3월이면 대부분 지역에서 식량을 절약해서 먹기 때문에 이 시기에 누가 알루미늄 장사가 제대로 되겠나. 결국 주민들만 속병을 앓고 있는 것”이라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때문에 제2의 자살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북한 당국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역 보안서(경찰)에서는 피해자 측에 전적으로 책임을 지우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보안원들은 ‘자살은 반역행위라는 것을 모르는가’ ‘지금이 고난의 행군시기(1990년대 중반 발생한 대량아사시기)도 아닌데 죽을 것까지 있나’는 말을 내뱉으며 가족들의 가슴에 칼질하고 있다”면서 “이에 피해 가족들은 ‘네 자식이 죽어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보자’며 분풀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웃 주민들은 ‘우리는 언제쯤 가난에서 해방될까’라는 말로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면서 “또한 주민들은 ‘죽은 사람만 손해지, 나라에서는 끄떡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당국에 대한) 비난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