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강도 갔던 金부자, 다음 행선지는 양강도?






▲북한 조선중앙 TV가 29일 보도한 김정일, 김정은의 자강도 현지지도 모습./연합
혜산시를 비롯한 양강도 일대 도시들이 지난 30일부터 주민들을 도시미화사업에 동원함에 따라 조만간 김정일-김정은 부자가 백두산 현지지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양강도 내부소식통은 31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어제부터 갑자기 인민반별로 담당구역 도로 물청소와 거리 도색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장군님(김정일)과 김 대장(김정은)께서 백두산 현지지도를 위해 양강도에 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고 말했다.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선전매체들은 지난 29일자 보도에서 김정일-김정은 부자가 자강도 공작기계공장 등 5개 주요 시설을 방문한 사실을 집중 조명했다.


이에 따라 자강도 일대의 군수공장을 둘러본 김 씨 부자가 양강도를 다음 행선지로 선택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소식통은 “양강도당(黨)을 비롯한 도내 주요 간부들이 직접 팔을 걷고 나서서 도시미화사업을 지휘하고 있다”면서 “이미 지난 20일 경 보위사령부에서 파견된 40여명 정도의 인원이 국경 감시 및 호위(경호)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당에서는 지난 9월 혜산청년광산과 중국과의 합영 조업식 당시 장군님을 모신다고 난리를 쳤지만 허탕만 쳤다”며 “이번에는 보위사령부가 먼저 내려와 1호행사를 점검을 하는 것으로 봐서는 (김정일의) 방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김 씨 부자가 조만간 양강도를 방문, 국경지역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은 후 백두산 방문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양강도 일대에서는 지난 8월부터 김정은의 특별지시에 따라 ‘폭풍군단 검열대’가 파견돼, 중국과의 밀무역과 비법월경, 중국산 휴대전화 사용 등에 대한 집중 단속이 벌어졌다. 폭풍군단 검열 이후에는 다시 김정은의 지시가 내려진 날짜를 따서 조직된 ‘8.28 상무’가 파견돼 한국 영화, 드라마, DVD 유통 등을 집중 적발하기도 했다.


따라서 김정일은 양강도 현지지도를 통해 김정은이 주도했던 국경지역 통제사업의 결과를 직접 확인 격려하는 한편, 자신의 출생지이자 혁명의 성지로 우상화되고 있는 백두산 방문길에 김정은을 동행시킴으로써 ‘백두산 혈통’의 정당성을 내외에 과시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소식통은 “추운 날씨에 억지로 동원돼 압록강 물로 도로청소를 하는 사람들은 불만이 가득하다”면서 “장마당이나 역전에 사복 차림의 군인들이 맴돌고 있어 너도 나도 ‘입조심’에 신경 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